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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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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임계 이산화탄소(CO2) 발전기술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 만들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9.11 07:45

염충섭 고등기술연구원 초임계 CO2 발전시스템 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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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충섭 고등기술연구원 초임계 CO2 발전시스템 추진단장은 이 기술의 산업화 위해서는 시험설비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기자] "초임계 이산화탄소(CO2) 발전기술 추진은 발전효율 향상은 물론 국내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사업입니다. 현재 이 분야에서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에 비해 기술수준이 앞서있는 만큼 산·학·연이 협력해 핵심기술개발과 실증, 인력 양성을 통해 고유기술 확보와 산업생태계를 활성화시켜 시장선점과 지속성장 준비에 총력을 기울여야야 할 시기입니다" 

국내 초임계CO2 발전분야의 선구자 염충섭 초임계 CO2 발전시스템 추진단장은 초임계 CO2발전기술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국가적인 차원의 계획수립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술은 2006년 경 미국이 처음 시작했고, 한국은 2010년 경부터 개발을 시작, 염 단장을 중심으로 고등기술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에너지기술연구원, 기계연구원, 카이스트에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현재는 미국과의 기술격차가 2~3년 이내로 좁혀졌으며 미국 쪽에서 협업요청도 하고 있다. 

용인 고등기술연구원에서 염 단장을 만나 초임계 CO2발전기술의 현 주소와 발전 방안을 들었다. 


◇ 초임계C02 발전기술, "에너지 확보· 수요관리· 효율 향상" 가능

▲미국(SWRI)에 설치된 초임계 CO2 핵심기기 시험설비. 사진=염충섭 단장 제공


"현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는 저탄소와 친환경이다. 한편으로는 에너지원의 수입의존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97년 이후 국내 에너지원의 95%가 수입되고 있다. 이런 의존도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에너지원 확보, 수요관리, 효율향상 등이 있다. 

에너지원의 확보는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와 각종 폐열과 폐물질 활용 등을 의미하며 수요관리는 출구전략으로 IoT 기술 등을 활용한 수요의 최적화 등이 있다. 효율향상은 초임계 C02발전기술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다른 유체와 달리 임계점이 상대적으로 낮아 다른 유체보다 다루기 편한 것으로 알려져 발전플랜트의 작동유체로 활용될 수 있다. 이산화탄소에 열과 압력을 가해 초임계상태의 이산화탄소가 되면 에너지밀도가의 초임계 이산화탄소를 터빈에 보낼 수 있으며, 에너지를 전기로 바꾼 효율이 30% 증가한다. 또한 초임계CO2 발전은 기존 연료전지, 신재생에너지, 가스, 화력, 원자력 등 모든 발전기술에 적용할 수 있다. 

특히 가스터빈의 배열을 활용한 후단사이클 적용을 통해 기존 발전 시스템의 효율을 3~10% 이상 증대시킬 수 있다. 더불어 이산화탄소가 전혀 배출되지 않는 화력 발전소도 구현 가능하고,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다. 게다가 대부분이 바닷가에 위치한 복합화력발전소를 포함한 각 발전소의 지리적 한계를 공랭식으로 극복할 수 있고, 크기도 기존 스팀터빈의 3분의 1 정도이기 때문에 제한된 공간에도 설치할 수 있어 분산에너지화(化) 및 해양플랜트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물 없는 국가에 발전소 수출까지 할 수 있다고 평가받는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국내 에너지 정책의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다."


◇ 국내 기술로 운영실적 쌓아 수출산업으로 키워야 

"초임계 CO2발전기술은 국내외 발전 분야의 새로운 시장 창출은 물론 기술 국산화로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체적인 산업생태계가 구축이 안 되면 저부가가치의 산업에 집중되거나 기술개발로서 상업화가 힘들어 질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원천 및 핵심기술과 더불어 국내에서 실증플랜트를 통한 실증과 국내 발전사에서의 적용을 통한 운영실적(Track record)를 확보해 해외수출에 나서야 한다. 

국내에서 계속 활용하고 활성화해야 기업들도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해외진출도 하게 된다. 이를 통해 국내를 넘어 수출 주도형으로 가야 한다. 사업추진단의 목표는 해외실증을 통해 기술검증과 시장 진입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국내 초임계 CO2 발전 기술 분야는 원천 및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지원 및 인프라가 부족하다. 현재까지는 원천 및 핵심 기술개발은 연구소와 학교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고 한전, 현대중공업, 두산중공업, 한화테크윈 등 국내기업들이 적용분야별로 초임계CO2 발전 시스템 성능 검증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기술의 난이도 및 최초 시장 개척 등을 위해서는 개별기업위주보다는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하에 산·학·연이 협력하는 게 더욱 효율적이고 새로운 산업생태계 구축에도 도움이 된다. 

초임계 CO2 발전은 기술의 난이도가 높아 단기간의 성과를 내기가 힘든 만큼 이를 시험하기 위한 장기 운용 시험시설에 대한 전격적인 투자 또한 필요하다. 이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국내외 실증을 자신 있게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분야별 적용을 위한 실증사업 추진 시 단기간에 실적을 내야 하기 때문에 해외 기관 및 기업에 협업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들은 기술개발에 장기간 투자하기 보다는 해외 기술을 들여와 EPC사업을 하는 게 더 낫기 때문이다. EPC는 ‘설계(Engineering)’, ‘조달(Procurement)’, ‘시공(Construction)’을 통합 시행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러나 고부가가치 영역인 주기기와 개념설계 영역에서는 여전히 선진사들의 높은 기술력이라는 장벽에 막혀 후발주자로서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남의 것을 사와서 하는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기업들이 쉽게 바꿀 수는 없다. 그 간격을 정부가 매워줘 국내 생태계를 활성화 해야 한다. 국내 중소중견, 대기업, 연구소, 학교를 활용해 기술 자립을 해야 한다."
 

◇ 사업화 위해서는 시험설비 투자 아끼지 말아야 

▲국내 구축 예정 초임계 CO2 발전기술 시험설비. 사진=염충섭 단장 제공


"전세계적으로 아직 완벽하게 원천 및 핵심기술을 확보한 곳은 없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실증을 시작했고, 핵심기술개발도 마무리 단계다. 우리는 진행 중이다. 

미국은 에너지국(Department Of Energy, DOE)에서 총 9600만달러를 지원해 작년 10월부터 실증플랜트 설립을 진행 중이며 2021년 경에는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지난 2014년 진행된 ‘초임계 CO2발전시스템 기술개발사업예비타당성 조사’가 시장이 없다는 주된 이유로 통과되지 못했다.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실증을 통해 기술력과 시장성을 입증하려 한다. 

다만 예산 부족으로 기술개발을 못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미국은 시스템 구성 핵심기기 하나 개발에도 100억 단위로 투자한다. 우리도 개발과정에서의 기술 검증은 물론이거니와 장기적으로 관련 중소 중견기업의 시장 진출 지원까지 고려한 시험설비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일을 제대로 하려면 큰 마당이 필요하다. 산학연이 합동해 국내 핵심기기와 기술들을 다 모아야 한다. 또한 정부의 지원을 통해 특화된 기술을 가진 중소·중견기업, 인력 양성도 해야 한다. 정부가 에너지 R&D를 긴 호흡으로 봤으면 좋겠다. 그렇지 못할 경우 과거의 발전플랜트 시장과 마찬가지로 선진국에 기술적을 종속되는 우를 반복할 수 있다. 

현재 추진단에서는 해외실증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다행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Aramco)에서 초임계 이산화탄소 발전기술을 실증해 볼 수 있는 가스터빈 배열원과 부지 제공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해외실증의 성공과 시장선점을 기대해 본다.

초임계 CO2발전기술은 다양한 영역의 기존 발전시스템을 대체할 뿐 아니라 우리나라 발전플랜트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고 지속가능한 저탄소 성장을 구현할 수 있다. 우리가 1등은 못해도 2등은 할 수 있다."  <취재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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