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 (사진=AFP/연합) |
테슬라가 세계 최대 규모의 에너지 저장시설 구축을 위해 삼성SDI의 에너지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ESS)를 공급받는다. 테슬라가 그동안 일본 파나소닉으로부터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받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닛케이 아세안 리뷰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호주에 건설 중인 세계최대 ESS를 삼성 SDI 배터리로 채울 계획이다. 삼성SDI는 테슬라가 호주 남부에 건설 중인 에너지 저장시설에 공급하기 위해 2~3개월 전부터 협의해 왔으며, 주문 물량을 순차적으로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ESS는 호주 풍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력 사용량이 많은 시간에 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남호주 주 정부가 지난해 태풍으로 송전망이 파괴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를 겪은 이후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 7월 테슬라와 100MW(메가와트)/129MWh(메가와트시) 규모의 저장설비 제공을 계약했다.
특기할 만한 점은 테슬라가 수년간 손잡아온 파나소닉 대신 삼성 SDI를 배터리 공급업체로 택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2014년부터 파나소닉과 합작해 5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배터리 공장인 기가 팩토리를 건설했다. 전기자동차 배터리도 파나소닉에서 납품받고 있다.
▲테슬라 가정용 ESS 파워팩2. (사진=TESLA) |
이 같은 관계에도 테슬라가 삼성 SDI의 배터리를 선택한 것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무리하게 잡아둔 저장시스템 설립 기한 때문이다.
머스크 CEO는 3월 "(호주의 전력난을 해결할 시스템을) 계약서에 사인하고서부터 100일 안에 설치해 가동하겠다"면서 실패하면 공짜로 전기를 제공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파나소닉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집중하는 사이에 ESS 생산 능력이 뛰어난 삼성SDI가 기회를 잡았다"고 분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