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황주홍 의원이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문제의 논문 (사진=에너지경제신문) |
본지는 ‘목재펠릿을 살리자’는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지난 호에서 목재펠릿이 탄소배출율이 0에 가까워, 유엔(UN)이 인정한 신재생에너지라고 보도(본지 10월 23일 11면)했다.
또 최근 ‘목재펠릿’을 둘러싼 논쟁을 이해하려면,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온실가스(기후변화)’와 공기 중 안 좋은 화학물질을 줄이는 ‘대기오염’과 분리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구분은 중요하다. 잘못된 정보로 국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는 목재펠릿의 지속 활용을 위해서도 그렇다.
지난 17일 산림청 국정감사에서 황주홍 의원은 "목재펠릿이 연탄보다 초미세먼지를 20배 넘게 유발하니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한것은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발전용과 가정용을 구분하지 못해 벌어진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이다.
[이슈기획] 목재펠릿을 살리자
<글 싣는 순서>
①목재펠릿, UN이 인정한 신재생에너지
②목재펠릿이 대기오염 주범이라고?
③목재펠릿, 왜 이런 논란이 일어났는가?
④목재펠릿, 선진국은 지금
⑤목재펠릿 확대, 해법은 있다
◇ 문제의 논문 도대체 어떤 내용?
황 의원이 "목재펠릿을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면서 근거로 제시한 것이 ‘고체연료 사용에 따른 오염물질 배출특성 조사연구’라는 논문이다.
이 논문은 ‘국립환경과학원 대기공학연구과’와 ‘수도권 화학재난방재안전센터 환경팀’ 이 공동 발제한 것으로, 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 작년 11월 접수돼 올 4월 게재됐다.
이 논문의 목적은 ‘발전용이 아닌 가정용 소각로에서 석탄이 아닌 연탄과 화목, 목재펠릿을 놓고, 연소발생시 대기오염을 측정해보자’는 것이다.
논문의 서론에서 밝혔듯 최근 저렴한 난방방식인 가정용 연탄과, 화목난로에 쓰이는 화목, 그리고 아궁이에 쓰는 목재펠릿이 증가 추세라 그것을 비교해서 대기오염 정도를 측정해 보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 논문은 시료재취 논란 등 실험의 공정성 여부를 제쳐두더라도, 각 재료의 이산화탄소인 온실가스 여부를 측정한 것이 아니라 연소 시 발생되는 화학물질을 측정해 대기오염 문제를 다룬 것이다.
그런데 황 의원은 대기오염에 관한 논문을, 온실가스 문제로 착각해 "목재펠릿을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폈다.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사진=에너지경제신문 DB) |
◇ 가정용 실험을 발전용으로 착각해 오용
황 의원의 착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단 논문에는 서론부터 ‘발전용이 아닌 가정용 아궁이를 전제로 한다’고 분명히 명기돼 있다.
즉 가정용 아궁이에서 연탄을 땔 대, 화목을 땔 때, 목재펠릿을 땔 때 대기오염을 측정한 것이다.
하지만 황 의원은 논문을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목재펠릿을 신재생에너지에서 빼야 한다"며 , 국감장에서 호통까지 치는 어이없는 일을 벌였다.
더구나 현재 우리나라 발전설비에서 나오는 대기오염 물질은 환경부의 강력한 규제에 따라 석탄을 땔 때 나오는 양이나, 목재펠릿을 땔 때 배출되는 양은 똑같게 정해져 있다.
쉽게 말하면, 우리가 대기오염이라고 말하는 미세먼지의 성분은 주로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이다. 즉 최초의 주 성분은 S(황산)이나 N(질소)이다.
석탄을 연료로 하는 석탄발전이나 목재펠릿을 연료로 하는 바이오매스발전 모두 연료에 포함돼 있는 S(황산)이나 N(질소)이 있는데, 이 황산과 질소가 연소되면서 산소(O)와 결합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가 돼 배출되는 구조다.
그런데 석탄이나 바이오매스발전소가 일반 가정용과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정부의 환경규제로 밖으로 배출되는 오염정도를 석탄이나 목재펠릿 모두 똑같이 배출되게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즉 석탄이나 목재펠릿이나 발전설비를 가동하면서 구성성분의 오염분 정도가 어떻든 간에 굴뚝으로 나오는 오염물질은 똑같게 돼 있다.
예를 들어 석탄이 100, 바이오매스가 50의 대기오염물질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석탄발전은 90%의 포집을 하고 바이오매스는 40% 포집해,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똑같이 10%에 맞춰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술적인 문제로 오염물질이 나가는 것을 다 같이 맞추고 나갔기 때문에, 발전용 재료만 가지고 누가 대기오염을 많이 시키느냐는 논쟁은, 발전용 설비에선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데 우리가 고기를 구워먹을 때 쓰는 숯불구이처럼, 가정용 아궁이에 각종 집전기나 포집기를 달지 않는다.
결국 근거로 제시한 논문은 소규모 아궁이를 쓸 때 그 원료에 관한 얘기를 한 것이다. 처음부터 가정용으로 한것을 발전용으로 해석해, 방향이 잘못 되어 나간 것이다.
이에대해 황 의원 측은 "용도 구분은 잘 모르겠고, 많이 사용하면 그만큼 더 오염물질이 많이 나가것 아니냐"며 "자세한 것은 연구원에게 물어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 잘못된 시료선정으로 인해 출발부터 잘못된 실험일 가능성
논문에선 실험용으로 사용한 목재펠릿이 어떤 제품인지 밝히지 않았고 설명도 전혀 없다. 목재펠릿이라고 불리는 목질계 바이오매스 재료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신재생에너지로 불리는 순수목재로 만든 목재펠릿이 있고, 폐가구 등으로 만든 Bio-SRF. 팝열매껍질(KPS) 등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것을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의 잘못된 정책으로, 업계에서 전부 목재펠릿이라고 혼용해서 쓰는 바람에 혼선이 일어났다.
어떤 목재펠릿인지가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대상에 따라 결과과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시중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고, 문제가 많은 Bio-SRF는 폐가구등을 분쇄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각종 본드 등 불순물이 높아 오염물질 배출가능성이 더더욱 높다. 이것은 목재펠릿이 아닌 정확히 나무합성 폐기물에 가깝다.
결국 이런 재료로 실험을 했다하면 목재펠릿의 정상적인 대기오염 측정이 불가능하다. 즉 정상적인 목재펠릿이 아니라 나무합성 폐기물로 실험을 한 셈이 되는 것이다.
만일 시료자체가 잘못된 상태에서, 그 시료로 실험결과를 얻어 결론을 도출한다면, 그만큼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