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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분석] 배럴당 60달러...'高유가' 시대오나?

한상희 기자hsh@ekn.kr 2017.11.01 07:39:49

 

- WTI 54달러...브렌트유는 61달러
- 해외 IB "원유시장 공급부족 일수도"
- 美 EIA 내년 990만 배럴 증가 전망
- 석유수출 日 300만배럴 상승 발목

▲미국 노스다코타주 윌리엄스카운티에 있는 티오가 인근 유전지대에 설치된 원유채굴장비. (사진=AP/연합)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배럴당 50달러선에서 고전하던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4달러를 돌파하면서 8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국산 브렌트유는 이른바 ‘스윗 스팟(sweet spot)’으로 통하는 배럴당 60달러선을 넘어섰다. ‘스윗 스팟’은 민간의 소비, 기업의 투자를 해치지 않으면서 경제 성장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최적의 유가 수준을 의미한다.


◇ WTI 8개월만에 최고…브렌트유 장중 61달러 돌파

▲지난 3개월 간 WTI 가격 변화 추이. (표=마켓 인사이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물은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올 들어 지난 6월21일 배럴당 43.51달러로 바닥을 쳤다. 이어 7월3일 48.01달러, 10월 2일 50.90달러, 10월27일 53.90달러를 기록했다. 31일(현지시간)에는 배럴당 54달러선을 돌파하며 54.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산 브렌트유 12월 인도물은 배럴당 60달러의 벽을 뛰어넘었다. 런던 국제상품거래소(ICE)에서 지난 6월21일 배럴당 45.94달러로 바닥을 찍은 뒤 7월3일 50.57달러, 9월1일 52.79달러, 10월2일 56.12달러로 올랐다. 또 지난 24일 현재 배럴당 58.33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31일 61.37달러로 상승했다. 지난 2015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 3개월 간 브렌트유 가격 변화 추이. (표=마켓 인사이더)


영국산 브렌트유, WTI를 비롯한 국제유가는 올들어 지난 6월 말 이후 추세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실 불과 세 달 전까지만 해도, 애널리트들과 투자은행들은 유가 전망치를 잇달아 대폭 하향조정했다. 유가를 부양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속도가 세계 원유재고를 예상만큼 빠르게 줄이지 못한데다, 셰일이 광폭행보를 이어가면서 단기 유가 상승을 가로막으면서다.

그러던 늦여름 시장의 센티먼트(투자자들의 감정과 직관)는 변하기 시작했다. OPEC과 세계에너지기구(IEA)가 "세계 원유 수요 증가세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원유 재고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연달아 발표한 것이 반전의 계기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고, 낮아진 유가 탓에 생산 설비 투자가 줄어든 덕분에 앞으로 국제유가 시장이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 투자은행 잇달아 유가 전망 상향조정…"원유시장, 내년에는 공급부족"

지난 25일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제프리스, RBC 캐피탈 마켓 등 주요 금융사 애널리스트들은 산유국들이 수급 균형을 위해 쏟은 노력들이 결실을 맺고 있다며 내년에는 세계적으로 원유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잇달아 보고서를 냈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들은 2018년 말까지 WTI 배럴당 55달러, 브렌트유 가격을 58달러로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의 원유생산량 증가세는 예상보다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급부족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제프리스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미국의 원유생산량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산유량 증가율은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브렌트유 선물에서 나타나는 백워데이션(선물가격이 미래 현물가격보다 낮게 이뤄지는 시장) 현상은 현재 시장이 공급부족 상태라는 우리(제프리스)의 견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며 "OPEC과 비회원국이 2018년 말까지 감산을 연장한다면, 2019년 원유시장은 소폭의 공급부족 상태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금융회사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는 다수의 석유기업, 애널리스트들과 비슷한 견해를 취했다. 알리안츠는 " 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저유가 상황이 기업들의 신규 유전 탐사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짓누르고 있다"며 "조만간 공급부족 상황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알리안츠의 네일 드웨인 글로벌 전략가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셰일업계가 쏟아낸 원유의 공급과잉 물량은 유가에 하방압력을 가하고, 시장의 센티먼트를 악화시켰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미 업계 투자가 상당히 축소된 상황이기 때문에 세일업계의 성장세 둔화는 곧바로 공급부족으로 직결될 수 있다. 이는 유가에 거센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드웨인 전략가는 "전세계 수요는 하루 9700만배럴로 탄력적인 상황이지만 공급은 그렇지 못하다"며 "하루 700만~800만배럴이 새로 추가 생산될 필요가 있지만 낮은 원유 가격에 생산자들이 쉽게 공급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셰일 오일 공급도 업체들이 사업을 유지하기에는 맞닥뜨린 문제들이 늘어나며 불안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역시 올해 원유시장이 공급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했다. BOA는 올해 23만 배럴의 물량 부족을 전망하며, WTI와 브렌트유의 단기 전망치도 상향조정했다. 2017년 4분기 브렌트유 평균 가격을 기존 배럴당 50달러에서 54달러로, 2018년 상반기 49.50달러에서 52.50달러로 올려 잡았다. WTI 가격 역시 올해 4분기 배럴당 47달러에서 49달러로 수정했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 캐피털 마켓츠는 2018년 유가 전망치를 소폭 상향조정했다. WTI는 배럴당 50달러에서 51달러로, 브렌트유는 53.19달러에서 55달러로 1∼2달러 올려 잡았다.


◇ 미국 산유량이 유가 향방 ‘열쇠’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미국의 산유량이다. RBC 캐피털 마켓츠는 알리안츠, 제프리스와는 달리 미국 원유생산량의 증산 추세가 최소 2019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낙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츠는 2018년 4분기 미국 총 원유생산량 증가분을 85만 배럴에서 87만 배럴로 조정했고, 2019년 증가분을 75만6000 배럴에서 81만 배럴로 수정했다.

최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단기 에너지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 평균 원유생산량이 올해 920만 배럴, 내년 990만 배럴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으로, 현실화될 경우 1970년 기록한 960만 배럴을 48년만에 경신하게 된다.

이와 관련, IEA는 "미국 셰일업계를 비롯한 OPEC 비회원국의 증산은 내년도 유가가 더 높이 상승하는 데 한계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4개월 가까이 지속되고 있는 유가 상승 추세가 미국 셰일업계의 증산 행보에 가로막힐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셰일은 무한정 원유를 뽑아낼 수 있는 ‘화수분(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이 아니다. 실제 영국의 투자은행 스탠다드차타드에 따르면, 최근 셰일 활동은 비용 상승분이 반영되고 초기 광구의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점차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윗 스팟(sweet spot·최적지점) 이외의 지역에서 손익분기유가가 상승한데다, 많이 올랐다 하더라도 배럴당 50달러 수준의 유가는 투자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엑손모빌, 셰브론 등 대표적인 석유기업들을 비롯해 셰일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선방했다고는 하나, 현금흐름 역시 제한적이다.


◇ 유가 상승세 이어질까? "셰일 변수 여전"

다만, 유가가 꾸준히 60달러선을 유지할 지는 미지수다. 최대 걸림돌은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의 ‘셰일 오일’이다. 미국의 셰일 오일 업체들은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어김없이 생산물량을 늘리며 유가 상승세에 재를 뿌려왔다. 사우디가 시아파 국가의 맹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이란을 언제까지 감산 합의에 묶어둘 수 있을 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국제석유트레이딩사 군보르의 데이비드 파이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산유국들이 감산 노력을 내년까지 연장해도 산유국 카르텔 외부 국가들의 생산량이 가격 상승세를 붙잡아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 아시아로 원유수출을 늘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5년 일평균 47만 배럴에 불과했던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올해 상반기 100만 배럴을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CNBC는 9월 마지막 주의 경우 일평균 수출량이 198만 배럴에 달했다고 전했다.

에드 롤 우드맥킨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석유 수출은 2022년까지 일평균 300만 배럴로 확대될 수 있고 이 중 3분의 1은 아시아 시장으로 흡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츠베타나 파라스코바 오일프라이스 연구원은 "올초 투자은행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재빠르게 유가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이들 중 일부는 매우 조심스럽게 전망치를 올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여전히 모든 게 불투명한 상황이다. 기업들의 투자활동 축소로 조만간 공급부족이 찾아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미국 셰일업계의 회복력이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지적도 다수"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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