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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 "미세먼지에 온 도시가"...하루 50개피 담배 피우는 셈

한상희 기자hsh@ekn.kr 2017.11.13 10:54:54

 



인도 수도 뉴델리가 초미세먼지로 1주일째 ‘가스실’을 방불케 하는 짙은 스모그에 휩싸여있지만, 정부는 차량 홀짝제를 시행하려다 취소하는 등 뾰족한 대기오염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 인도의 대기중 초미세먼지(PM 2.5)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안전 기준의 75배에 달했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악명높은 중국 베이징보다도 1.4배나 더 심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는 인체 건강에 하루에 2갑이 넘는 50개피의 담배를 피우는 것과 마찬가지의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랜싯 의학잡지는 최근 인도에서 대기오염으로 매년 250만명의 인도 국민이 목숨을 잃는다고 전했다.

미 유나이티드 항공은 인도의 대기오염을 이유로 11일과 12일 뉴저지주 뉴와크와 인도 뉴델리를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다.

심각한 대기오염에 대한 인도 국민들의 자각도 어느 때보다 커졌다. 사람들은 대부분 얼굴을 스카프 등으로 가리려 하고 일부는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사탕수수 제품을 먹는 등 대기오염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스크 착용은 한때 외국 관광객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 인도 국민들 상당수가 거리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뉴델리 과학환경센터의 애누미타 로이초드리 사무총장은 "심각한 보건 비상사태"라고 말했다. 그녀는 심장이나 폐 이상으로 병원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20%나 증가했으며 어린이 3명 중 1명은 폐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교장인 세마 우파디야야는 올해처럼 많은 학생들이 호흡기 질환을 앓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커리큘럼을 바꿔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인도 당국은 한시적으로 휴교령을 내리는 한편 트럭들의 도시 진입을 금지시켰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이러한 조치들이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하며 대기오염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오염차량 홀짝제를 시행하려다 취소하는 등 혼선을 빚고 있다는 점도 문제를 키우는 부분이다.

주 정부는 애초 이 지역에 등록된 차량 1000만 대 가운데 650만대에 이르는 이륜차(오토바이)는 홀짝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고 사륜차도 여성운전 차량은 예외를 인정하려고 했지만, 환경법원이 차량 홀짝제를 하려면 이 같은 예외를 인정하지 말고 포괄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11일 판결했다.

그러자 주 정부는 시내버스와 지하철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최소한 300만 명의 승객을 더 대중교통으로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차량 홀짝제 시행 자체를 보류하기로 했다.

주 정부는 13일 환경법원에 다시 출석해 홀짝제 시행을 제한적 범위에서밖에 할 수 없음을 주장할 방침이다.

주 정부는 또 차량 시내 진입을 막기 위해 뉴델리 주차요금을 평소의 4배로 인상했지만, 환경법원은 이 역시 "주차장 업자들만 이득을 볼 뿐이고 운전자들은 도로에 불법주차를 할 것"이라며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주 정부의 뒤늦은 대기오염 대응도 문제가 됐다.

뉴델리는 이미 지난 7일 일부 지역에서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1000㎍/㎥로 세계보건기구(WHO) 일평균기준치인 25㎍/㎥의 40배를 기록하는 등 심각한 대기오염에 휩싸였는데 1주일이나 지나 차량 홀짝제를 시행하는 하는 것은 전시행정이 아니냐고 환경법원은 의문을 표시했다.

델리 주 정부는 또 펀자브 주 등 뉴델리를 둘러싼 농촌 지역에서 추수가 끝난 뒤 다음 해 농사를 위해 논밭을 태우면서 발생하는 재가 뉴델리 대기를 심각하게 오염시킨다며 주변 주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이 역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아마린데르 싱 펀자브 주 총리는 "논밭 태우기를 제지하는 대신 농민들에게 보상할 돈이 없다"면서 "이 문제는 주 정부끼리 논의할 것이 아니라 연방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개입해야 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하지만 델리 주 정부는 아르빈드 케지리왈 주 총리가 이끄는 신생 정당 보통사람당(AAP)이, 펀자브 주는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가, 연방정부는 나렌드라 모디 9일부터 스모그가 다소 옅어지기 시작했지만 11일 오후에도 남부 시리포트 인근 지역 PM2.5 농도가 515㎍/㎥로 측정되는 등 대기오염 상태는 여전히 심각하다.

인도 지구과학부는 13일부터 바람이 다소 빠르게 불면서 뉴델리 시내 미세먼지 농도가 200㎍/㎥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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