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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 석탄시대의 종언…창업주 에디슨 전기사업 완전 철수

한상희 기자hsh@ekn.kr 2017.11.14 13:59:05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페트로폴리스에 위치한 제너럴일렉트릭(GE) 항공엔진 공장 입구에 있는 회사 로고.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세계 최대의 산업 인프라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이 석탄 시대에 종언을 고한다. GE의 뿌리와도 같던 전구와 기관차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을 포함해 대대적인 구조 조정에 나서면서다.

GE의 이런 결별 선언은 그동안 시대 변화에 제때 대응하지 못해 경영 실적이 고꾸라진 것을 이제라도 만회하겠다는 극약 처방이다. GE는 돈 안되는 작은 사업은 매각하고 전력, 항공, 의료 등 3가지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배당은 절반으로 삭감하고 내년 주당 순익 목표도 하향했다. 이에 주가는 5년 만에 최저로 밀렸다. 좀 더 공격적 조치를 원했던 일각에서는 개혁이 얼마나 추진될지 우려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GE 신임 수장인 존 플래너리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애널리스트 회의에서 이 같은 경영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엔 200억 달러 규모의 10여 개 사업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는데, GE의 정체성과도 같은 전구와 기관차 사업도 살생부 명단에 올랐다.

GE는 대신 지난해 매출 비중으로 ‘빅3’ 사업인 전력(23.7%), 항공(23.2%), 헬스케어(16.2%)에 주력하기로 했다.

플래너리 CEO는 GE를 "더 작고, 더 간단하게(smaller, simpler)" 만들겠다며, 2018년은 "리셋(초기화)"하는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GE가 이처럼 제살깎기에 나선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올해 들어 주가가 25% 떨어지면서 시장에서는 경영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경고음을 울렸다.

실제로 지난해 GE의 총이익률은 21.3%로 경쟁사인 지멘스(29.9%), 유나이티드테크놀로지스(27.9%)보다 낮았다.

산업화 시대를 호령하던 제조업 공룡이 휘청인 것은 급변하는 시장 흐름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879년 백열전구를 개발한 토머스 에디슨과 손잡고 1890년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을 세운 것이 오늘날 GE의 모태가 됐다.

이후 GE는 미국 경제의 고도 성장기와 역사를 같이 했다. 기관차부터 전기 토스터, 가정용 TV 같은 전자기기까지 석탄 에너지 시대를 주도하며 20세기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몸집이 불어난 만큼 21세기로 이행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태양광 에너지, 풍력 에너지 같은 신재생 에너지 비용이 급감해 화석 연료보다 싸졌는데도 GE는 여전히 전력 산업에 치중했다.

이 탓에 GE가 주력하던 전력 산업은 한순간에 애물단지가 됐다. 올해 3분기 전력 매출이 51% 떨어지면서 GE 내부에서도 "시장 변화에 충분히 빠르게 변신하지 못했다"는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 세계에서 지난해 신재생 에너지에 쏟아부은 돈은 3160억 달러에 달해 석탄 에너지 생산에 투자한 1170억 달러의 3배에 달했다.

GE의 직전 CEO인 제프리 이멜트의 아리송한 인수합병도 사태를 악화했다. 그는 2015년 금융 서비스 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프랑스 알스톰(Alstom)의 화력 사업을 인수하는 데 100억 달러를 썼다.

이어 같은 해 유전 서비스 회사인 베이커 휴즈(Baker Hughes)를 74억 달러에 사들였으나 올해 들어 9월까지 이익이 41% 떨어지는 초라한 성적표를 안겼다.

신임 플래너리 CEO가 이멜트 체제와 선을 그으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플래너리 CEO는 고위 임원 자리를 삭감하고, 비즈니스 전용기 운항을 줄이며, 간부용 법인 차량도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멜트가 알스톰을 인수한 당시 시장이 "심각하게 위축되는" 때였다며 우회적으로 인수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주주들에게는 실망스러운 발표도 내놓았다. 분기 배당금을 기존 주당 24센트에서 12센트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연 80억 달러를 배당금으로 후하게 지급하던 GE가 배당금을 삭감한 것은 1938년 이후 두 번째다.

플래너리 CEO는 "회사 수익과 현금 흐름에 숨통이 트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계획에도 13일 GE 주가는 7.2% 급락한 19.02달러로 마감했다. 5년 만에 최저이며 일일 낙폭으로는 금융위기 위후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GE는 40% 떨어져,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중인 뉴욕 강세장에서 철저히 외면 당했다.

개혁 수준이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좀 더 공격적인 조치를 원했다. 오크브룩투자는 GE 개혁안에 대해 "기대보다 미흡했다"며 "주가를 부양할 좀 더 거대한 조치를 기대했었다. 장기 전략이라는 것은 결국 상당 기간 회사 주식이 ‘죽은 돈’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침내 GE가 아이디어로 번뜩였지만, 거대한 턴어라운드를 위한 가장 고된 부분이 이제부터 시작될 것이고 가시적 결과를 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단순화하고 녹아 내린 주가를 다시 올리겠다는 과업을 이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GE가 내년 자본 지출을 34억달러로 급격하게 줄이면 단기 현금흐름은 개선되겠지만 성장을 제한하는 리스크가 생긴다고 WSJ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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