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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컴투스 창업자' 이영일 "세계를 무대로 다시 전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1.26 11:13
이영일 대표

▲‘컴투스 창업자’ 이영일 대표가 새 모바일게임사 ‘해긴’을 창업, 4년 만에 컴백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류세나 기자] ‘국내 최초 모바일게임 론칭’, ‘세계 최초 모바일 자바게임 개발’, ‘모바일게임사 최초 연매출 100억 돌파’, ‘모바일게임사 최초 코스닥 상장’….

‘한국 모바일게임의 아버지’ 이영일 컴투스 창업자(45)가 회사 지분 매각과 함께 게임업계를 떠난 지 꼭 4년 만에 돌아왔다. 초기 컴투스를 함께 일궜던 역전의 용사들과 다시 뭉쳤다. 그가 새롭게 꾸린 둥지는 지난달 문을 연 ‘해긴’이다. 이미 모바일게임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 4년 만의 복귀…모바일게임사 ‘해긴’ 창업

"5%의 미련이 남아 있었다."

서울 구로동에 자리 잡은 ‘해긴’ 사무실에서 만난 이영일 대표는 게임업계로 복귀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2013년 12월, 그는 보유하고 있던 회사 지분 전체를 게임빌에 넘기고 아내인 박지영 전 컴투스 대표와 제주도로 홀연히 떠났다.

당시 이들 부부가 15년간 일궈온 컴투스를 떠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 때문이었다. 부모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7,8살 두 남매에게 온전한 사랑을 쏟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

지분 정리의 이유 중 아이들이 65%를 차지한다면, 20년 가까운 세월을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지친 것도 30% 정도 작용했다. 그리고 나머지 5%가 바로 게임사업에 대한 아쉬움과 미련이었다.

이 대표는 "컴투스 시절, 착한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직원 전체를 정규직으로 뽑고, 스톡옵션도 나눠주고 야근도 최대한 없도록 했다"며 "그런데 문득 주변을 둘러보니 우리와 다른 길을 가는 회사들이 승승장구하더라. 심적으로 타격을 입었다.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하는 회의감마저 들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4년 정도 쉬고, 또 조금 떨어져서 산업을 바라보니까 당시에 좀 더 길고 넓게 봤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면서 "주변을 의식하기보다 우리만의 뚝심으로 밀어 부치고자 한다. 회사명을 ‘해긴’으로 지은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에 따르면 ‘해긴’은 순 우리말로, ‘해가 길다’라는 뜻이다. 또 ‘좀 더 길게, 또 오래 오래 행복하게’라는 의미도 함께 담겼다.

"컴투스 초기 시절 함께 고생했던 동료들을 비롯해 오랜 시간 함께 마음을 나눴던 사람들과 함께 다시 출발선에 섰다. 덕분에 회사 평균연령이 40대다(웃음). 이들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고 싶다."


◇ 스포츠게임 등 프로젝트 4종 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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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일 해긴 대표


회사 설립 2개월 차에 접어든 ‘해긴’에선 이미 4개의 프로젝트가 돌아가고 있다. 컴투스의 가장 큰 강점이 ‘글로벌’이었던 만큼, 이 대표 새 둥지인 해긴의 게임들 역시 한국을 넘은 해외를 주요 격전지로 보고 있다.

현재 기획단계에 있는 프로젝트도 있고, 일부는 이미 알파버전 개발에 들어갔다. 컴투스 때부터 갈고 닦아온 스포츠 장르 게임을 비롯해 아케이드성이 강조된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게임도 준비되고 있다는 게 이 대표의 귀띔이다.

이 대표는 "현업에선 떨어져 있었지만 투자 공부를 하면서 일주일에 두어 개 회사들을 만나 게임들을 봤었는데, 대부분 어디서 본 듯한 게임을 만들어 오더라"면서 "소환, 진화, 초월, 레이드 등 이러한 방식이 적용 안 된 게임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해긴 개발자들에겐 틀에 박힌 게임에 대한 ‘금지령’을 내렸다"며 "스포츠 장르 게임의 경우 하드코어 이용자를 타겟으로 만들 생각인데, 기존 한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들과는 다른 스타일이 될 것이다. 색다른 시도를 담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해긴의 게임들은 한국보단 글로벌 시장 확대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한국시장엔 출시를 안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박지영 전 대표 합류 가능성도 시사

이영일 대표

▲이영일 해긴 대표

이 대표는 내년 여름께 해긴의 첫 타이틀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외부 퍼블리셔에게 게임을 맡기겠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다. 조금 느리더라도 자체적인 힘을 키우겠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실제 이영일-박지영 부부가 컴투스를 이끌던 시절, 컴투스의 퍼블리싱 비중은 20~30%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당시 경쟁사였던 게임빌은 자체개발 비중이 20%대였을 정도다.

또 이 대표는 컴투스 시절부터 고집했던 글로벌 원빌드 방식도 해긴에 그대로 적용시킬 계획이다. 이는 해긴 안에 컴투스의 성공방식을 투영코자하는 그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작은 컴투스’ 해긴에 이 대표의 아내이자 가장 듬직한 사업파트너 박지영 전 대표의 합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 대표는 이 같은 질문에 "박 전 대표와 나는 서로 잘하는 영역이 다르다"면서 "내가 시작을 잘하는 스타일이라면, 박 전 대표는 그걸 꾸리고 힘을 키워 나가는 걸 잘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3년쯤 지나 회사가 어느 정도 자리 잡고 나면, 과거에 그랬듯 ‘해외법인 꾸리세요’하고 나에게 새로운 미션을 주고 (박 전 대표가) 직접 꾸려 나갈 가능성도 있지 않겠냐"며 "지금도 회사 방향성 등에 대해서 늘 함께 고민하고 논의하고 있다"고 박 전 대표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현재 제주도에서 아이들을 돌보며 벤처캐피탈 본엔젤스 파트너로도 활동중이다. 본엔젤스의 인테리어 콘텐츠 플랫폼 ‘오늘의집’, 제주도 여행물품 대여서비스 ‘오쉐어’, 보육인력 공유경제 플랫폼 ‘맘편한세상’ 등의 투자가 박 전 대표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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