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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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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북방경제포럼서 문 대통령에 한북러 협력 논의 제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1.28 10:51

알렉세이 러시아과학원 석유가스연구소 부소장, 본지 인터뷰서 밝혀

▲알렉세이 러시아과학원 석유가스연구소 부소장은 "한국은 이미 러시아에서 LNG를 수입하고 있고, 이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대 특강 전에 본지와 단독 인텨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천근영 기자] "정치적 갈등 없는 한러, 에너지교류 더욱 확대해야 윈윈"

알렉세이 미하일로비치 미스테파노프 러시아과학원 석유가스연구소 부소장은 27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26일 민간단체인 여시재가 연 ‘여시재 포럼’과 27일 서울대 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알렉세이 부소장은 "러시아는 유럽과는 갈등이 있으나 한국과는 없다"면서 "러시아 정부는 한국과의 협력에 관심이 많고, 에너지는 물론이고 과학 문화 다양한 방면에서 교류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러시아는 자원이 풍부한 반면 한국은 자원이 없어 한국은 많은 에너지원의 수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국간 협력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러 양국간 에너지 협력이 서로 ‘윈윈’하는 최적의 프로젝트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알렉세이 부소장은 또 "한국과의 최초 에너지 프로젝트는 1980년대 후반에 추진됐는데, 이 사업은 러시아 이르쿠츠크 가스전에서 생산한 가스를 한국과 일본으로 수출하는 사업이었다"며 "안타깝게도 프로젝트가 중단됐다"고 아쉬워했다.

그에 따르면 두번째 추진된 프로젝트는 1990년대 중반으로, 러시아가 극동지역에서 새 가스전을 발굴해 역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 수출할 계획을 세웠었다. 한국과 일본도 가스를 수입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특히 1997년 가스 수출 방법 등을 찾기 위해 국제협회까지 만들어졌고, 2000년대 초반에 러시아 유코스, 한국의 가스공사, 중국의 CNPC(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정치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추진 되지 못했다.

알렉세이 부소장은 "이 프로젝트가 좌초된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는 가스 가격이 석탄보다 비쌌기 때문"이라고 했다.

러시아의 세번째 에너지 프로젝트는 2006년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프랑스 가스프롬이 참여했고, 한국과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 플랜트 프로젝트가 논의됐다. 동시에 서동쪽 바다를 통해 들여오는 것도 논의됐고, 선박을 이용해 운반하는 방식도 고려 대상이었으나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알렉세이 부소장은 "러시아는 이미 한국에 선박을 이용한 가스 즉 LNG를 수출하고 있는데, 사할린 가스전에서 생산한 가스의 15%는 한국으로 가고 있고 이 물량은 한국에서 소비하는 가스의 5% 정도"라며 "이 물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결과적으로 북한을 경유해 파이프를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좋아 2011년 9월 북한과 협정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불발된 것이 아쉽다"고 했다. 이어 그는 "최근 북방경제포럼에서 푸틴 대통령과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회담을 했는데, 이 때 푸틴은 한국의 새로운 정부와 삼자간(러시아 북한 한국) 협력 논의를 했다"며 "푸틴은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의지가 있고, 철도 프로젝트 계획도 있다"고 했다.

또 그는 "현 상황에서 사할린 프로젝트의 세 번째 단계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세 번째 단계는 연간 5억톤의 가스와 원유(가스 2억3000만톤, 원유 2억9000만톤)를 생산 공급하는 야말 프로젝트"라며 "2019년을 목표로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의 주 투자자는 러시아 노바텍(50.1%), 프랑스 토탈(20%), 중국 CNPC(20%)와 실크로드기금(9.9%)"이라고 했다. 한국은 이 프로젝트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인 알렉세이 부소장은 한국에 10번 이상, 북한도 5번 정도 방문했다. 남북 양쪽을 다 알고 있다. 에너지에 있어서 남북의 공통점은 석유 가스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나마 북한은 석탄은 풍부한 게 다른 점이라고 했다. 

그는 "에너지 확보 문제에 있어 한중일은 장기적으로 하이드레이트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면서도 "에너지 공급과 관련해 중요한 또 다른 부분은 협력"이라고 했다. 또 그는 "현재 유가 하락, 석유 공급이 많은 상황에서는 새로운 에너지 발굴에 대한 의지가 크지 않은데, 역사적으로도 에너지 부족이 발생하면 새로운 에너지 자원개발이 이뤄졌지만 에너지 공급·부족 문제와는 별개로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 문제가 있다"며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협이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 자원 발굴을 위한 원인이 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제일 많이 논의 되는게 재생에너지"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을 경유하는) 가스 파이프가 가장 쉬우면서 싼 방법인"이라며 "한국이 러시아 가스의 활용도를 키우는 것은 한국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용어설명] 여시재(與時齋)-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 사재를 들여 설립한 학술·정책 연구단체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가하고 있는 싱크탱크다. 여시재는 매년 포럼을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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