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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역주행하는 법인세 인상 후폭풍

이진우 산업부장

이진우 기자voreolee@ekn.kr 2017.12.06 14:18:39

 

▲이진우 산업부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법인세 인상안이 지난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소득에 대한 세율이 22%에서 25%로 올랐다. 

최고 세율이 적용되는 신설구간의 상향조정으로 일부 기업은 법인세 인상을 피할 수 있게 됐지만, 초대형 기업들은 결국 증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이번 최고 세율 인상에 따라 2조 3000억 원의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른 재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표 3000억 원 초과 기업은 지난해 법인세 신고 기준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등 77개 기업이 해당될 전망이다. 

2015년 공시자료를 기준으로 이번에 달라진 법인세율을 적용했을 때 삼성전자는 4000억 원, 현대자동차도 3000억 원의 법인세를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 다만 최고 세율 구간이 당초 정부안인 2000억 원 초과보다 상향조정되면서 52개 기업은 2500억 원의 법인세를 덜 내게 됐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에서는 지난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국정과제로 추진해온 파격적인 감세안이 상원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 상·하원의 법안을 단일화시키는 작업이 남아 있긴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단일화된 법안이 다시 표결을 통과한 후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법안 내용에 따르면 현행 35%에서 20%로 법인세율을 하향조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법인세율 20%는 신흥국보다 파격적으로 낮은 수준이어서 세계 각국 언론들은 법인세 감축 도미노가 확산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가 법인세 최고 세율을 25%로 상향조정한 반면 미국이 20%로 낮추면 법인세율 역전현상이 일어나 수출입은 물론이고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들의 리쇼어링(해외진출 기업의 국내복귀)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 역시 미국의 파격적인 감세안이 상원을 통과하자 자국에 들어와 있는 미국 자본의 복귀 등 자본유출 압박이 가중될 것을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연초에 이미 1조 위안 규모의 감세계획을 만들어 놓았고 재정개혁을 통해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복안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이나 프랑스 등 다른 선진국들도 연초부터 미국의 감세정책을 기정사실로 보고, 자체적으로 이미 법인세 감축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등 각종 경제 활성화 정책을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글로벌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세계 경제 환경에서 그동안 자국의 높은 세금 때문에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이 국내로 다시 유턴함으로써, 복귀한 기업들이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다. 

법인세율을 무려 15%나 줄이는 트럼프의 파격적인 감세정책이 현실화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대한민국에서는 지금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는 모습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정부 주도의 법인세 인상 배경에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지고 있으며, 정부가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경제성장률 3% 달성도 낙관적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후광효과로 인해 앞으로 세금도 더 걷힐 것이며 사상 최고의 세수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우세하다. 

정작 법인세 부담의 직격탄을 맞는 기업들은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불과 몇몇 초일류 수출 기업들의 선전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내수 경기는 여전히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내년부터 실시되는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에 따라 영세 자영업자를 비롯한 중소기업들은 벌써부터 긴축경영에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금융부담이 커지고 건설경기 악화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수조 원대의 세금폭탄까지 감내해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미국과, 일자리 창출과 복지확대 공약을 달성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는 대한민국을 바라보면서 우려가 커지는 것은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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