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로고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원자력 안전·규제 분야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에 반핵인사가 유력하게 거론되자 원자력업계는 "전문지식이 없고 원자력산업에 선입견이 있는 인사가 원안위원장에 임명돼선 안 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현 김용환 원안위원장은 지난 21일 임기를 절반 이상 남긴 상태에서 사표를 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아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27일 원자력계에 따르면 차기 원안위원장으로 환경운동연합 소속인 김혜정 원안위원, 손재영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두 인사 모두 원안위원인데 특히 김 위원은 1988년 울진반핵운동청년협의회를 구성해 반핵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냈고 환경운동연합에서 원전안전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위원은 2013년 더불어민주당 추천으로 원안위원이 됐고 지난해 연임했다.
손 원장은 서울대 원자핵공학과를 졸업하고 과학기술처 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한 뒤 원안위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원안위는 원전 가동과 폐쇄 승인, 설계수명 연장 등을 결정하는 국무총리 직속 기구로 위원장은 차관급이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전력기술 등 원자력 관련 노동조합이 주축이 된 원자력정책연대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원자력 기술 및 산업에 대한 식견이 부족한 인물이 낙하산 인사로 원안위원장에 임명되면 국가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며 "정치권 및 시민단체 출신, 친원전이나 반원전 활동 경력이 있는 인사는 배제해야 한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이념으로부터 독립되지 않은 반핵운동가가 원안위원장이 되면 원전의 안전성 강화를 고민해야 할 시간에 그만두게 할 생각을 하게 돼 적임자가 될 수 없다"이라며 "과학적 잣대가 아니라 정치적 판단이 앞설 수밖에 없어 국민의 신뢰는 뒷걸음질 치게 될것"이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원자력계 한 고위 관계자 역시 "반핵운동가가 원안위원장이 된다면 세계적으로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며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이런 인사가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안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원안위원은 9명으로 구성돼 있고 위원장이 이 중 4명을 임명 제청할 수 있다. 나머지 4명은 여야가 2명씩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