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러시아 에너지 정책, '유럽서 아시아로'…한중일과 협력 강화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1.02 13: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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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방정책 추진으로, 극동·동시베리아 지역 내 에너지사업 활성화


RUSSIA-POLITICS-PUTIN <YONHAP NO-4740> (AFP)


러시아가 유럽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에너지 정책의 중심축을 이동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 2012년 푸틴 정부가 신동방정책을 본격 추진함에 따라 극동 및 동시베리아 지역에서의 자원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과 맞물린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한중일 주요 기업들과 손잡고 여러 건의 대규모 에너지산업 투자 프로젝트가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역사적으로 에너지자원의 대(對)유럽 수출을 중시했으나, 지난 2012년 푸틴 3기 정부 출범 직후 대외경제 노선을 아태지역 국가와의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신동방정책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푸틴 대통령은 21세기 러시아의 발전 방향이 동방으로 향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극동 및 동 시베리아지역의 지정학적 위치와 에너지자원의 막대한 공급 잠재력을 바탕으로 아태지역과 에너지부문에서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천연가스 수출국인 러시아가 유럽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성장잠재률이 높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 다각화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실제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도 발다이클럽 콘퍼런스에 참석해 "전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 시장은 매우 큰 에너지 소비 지역"이라면서 "아시아는 꾸준한 인구 증가세를 보이면서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것은 물론 에너지 시장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 가스

러시아는 지난 5년간 극동 및 동시베리아지역의 가스 생산량을 늘려 아태지역으로의 가스 수출량을 증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해왔다.

실제 지난 2016년 가스 생산량은 32.8Bcm을 기록하면서 5년 사이 10% 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주요 가스 생산지역인 사할린 주, 사하공화국, 이르쿠츠크 주 등의 매장지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대중국 가스 공급을 위한 동부노선(Sila Sibiri 가스관)의 주요 가스 공급원인 사하공화국의 차얀다(Chayanda) 가스전은 2016년에 지질탐사작업을 완료했고 2019년 말에 생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초기 가스 생산량은 연간 25Bcm으로 예상된다.

현재 실라 시브리 가스관 건설이 당초 계획보다 두 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2017년 말까지 약 1300km 구간 건설 완료 예정), 이 가스관을 통한 대중국 가스 예상 공급 개시 시점은 2019년 12월 20일이다.

이밖에 지난해 3월 러시아 에너지부가 사할린에서 일본 도쿄까지 연결하는 가스관 프로젝트 추진에 대해, 양국 기업들이 이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을 확인하고 추진을 결정한다면 지지할 준비가 되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일본 송유관 개발 운영(JPDO)와 일본 러시아 천연가스(JRNG)은 사할린-도쿄 간 가스관 건설에 대한 사전 타당성조사를 수행해 러시아 PNG의 일본 공급사업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석유

러시아 극동 및 동시베리아 지역의 석유산업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2016년 원유 생산량은 2012년보다 40% 증가한 6900만 톤을 기록했다.

지난해 7월 러시아 국영 로스네프트는 동시베리아 유전개발 자회사인 Verkhnechonskneftegaz 지분 20%를 중국 베이징 가스에 11억 달러에 매각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중국 기업이 로스네프트의 상류부문 자회사 지분을 인수한 첫 번째 사례다.

지난해 9월 로스네프트는 중국 화신에너지유한회사(CEFC)와 러시아 동시베리아 지역 내의 탐사·생산부문 공동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협력 협정과 러시아 원유의 중국 장기공급계약(5년)을 체결한 바 있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로의 원유 공급 증대를 위한 ESPO 송유관 확충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2020년경에는 ESPO-1 송유관의 수송용량을 8,000만 톤까지, ESPO-2 송유관의 수송용량을 5000만 톤까지 증대시킬 계획이다.

석유 정제·화학 부문에서도 잰걸음을 걷고 있다. 2035년경 극동지역의 석유정제량을 현재보다 약 3.5배 늘어난 3,900만 톤을 목표로 하고, 그 일환으로 2014년에는 Khabarovsk 석유정제설비의 현대화가 완료되었고, 현재는 콤소몰스크 석유정제설비의 현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외에도 2017년 1분기에 러시아 정부가 연해주에 ‘석유화학(Neftekhimicheskiy, Petrochemical) 선도개발구역(Priority Development Territory)’을 지정하면서, 극동 연해주 내에서 정유공장 및 석유화학단지 건설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 재생에너지

러시아 정부는 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부문에서도 아시아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지 통신에 따르면, 에너지 공급망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고립된 일부 극동 및 동시베리아 지역에 태양광/디젤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이 진행 중이다.

국영 레노바 그룹과 로스나노의 합작기업인 하비는 러시아 국영전력망기업 로세티와 합작으로, 2017년 1월 자바이칼(Zabaikal) 지방 멘자 지역의 무정전 전력공급(uninterrupted power supply)을 위해 첫 번째 태양광/디젤 하이브리드 발전소를 건설해 가동을 개시했다.

지난해 9월에는 현대종합상사와 손잡고 태양광·디젤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바 있다. 발전소 규모는 40㎿로 총 80억루블(1483억 2000만 원)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종합상사가 우선 태양광·디젤 하이브리드 발전소의 설계·건설에 20억루블(370억 8000만 원)을 투자해 이후 최대 80억루블까지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조선

조선업계의 협력 움직임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서구사회의 대러 제재 이후 해상 자원 개발 관련 선박·설비·기술 등의 국산화를 우선적인 정책과제로 내세운 러시아와 불황 타개 전략으로 연해주 사업의 보폭을 넓히는 한국 조선업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러시아는 연해주 ‘볼쇼이 카멘 선도개발구역’에 조선 클러스터 조성사업(Zvezda)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에는 대륙붕 자원개발을 위한 선박 및 해상 플랜트(대용량 선박, 탱커, 가스운반선, 시추 플랫폼 등)를 즈베즈다 조선소에서 자체적으로 건조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현재는 한국·중국·프랑스 등의 외국기업과 기술제휴협정(2017.9.8)을 통해 즈베즈다 사업을 수행 중이다.

특히 로스네프트가 9월 초 LNG 연료 추진선인 아프라막스 급 친환경 유조선 5척을 즈베즈다에 발주했고, 즈베즈다 조선소는 기술부문 파트너기업인 현대중공업과 공동으로 5척의 유조선을 건조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삼성중공업은 최근 러시아 국영 극동조선소(FESRC) 산하 즈베즈다 조선소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북극 셔틀 유조선 건조 등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6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서 즈베즈다-현대와 선박 건조에 필요한 설계와 구매·인력·교육 등 제반 서비스를 제공받는 내용이 담긴 기술지원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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