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View] 원유/금값...올해도 ‘고공행진’ 이어지나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1.05 08: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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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WTI) 3년만에 최고…잇단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급등세
국제금값, 달러약세에 4개월래 고점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공급과잉에 시달리며 날마다 최저치를 경신하던 국제유가가 환골탈태(換骨奪胎·모습이나 상태가 몰라볼 만큼 새롭게 바뀐 것)했다. 사우디 아라비아부터 이란까지 지난해 하반기 쏟아진 잇단 중동발 리스크에 고공행진하던 유가는 마침내 배럴당 60달러선을 돌파했다. 저유가 시대가 저물고 높은 기름값을 걱정하는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금값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달러 약세와 정치 불안으로 14% 오른 금값은 2010년 이후 최고성적을 거뒀다.  

그렇다면 이러한 추세가 올해 내내 이어질 수 있을까. 배럴당 30달러에서 60달러까지, 온스당 1200달러에서 1370달러까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분분하다.  

4일(현지시간) 유가는 경제지표 호조세와 이란 지정학적 우려에 2% 넘게 급등하며 3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금값도 10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작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거래됐다. 이란의 불안정한 정세에 따른 공급 위험이 계속된 가운데, 미국의 정유활동이 12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원유재고를 대폭 끌어 내려 유가를 지지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38센트 오른 배럴당 62.01달러에 거래됐다. 장중에는 62.21달러까지 상승해 지난 2015년 5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2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27달러(1.90%) 상승한 67.84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2015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물 금값은 전날보다 온스당 3.10달러(0.2%) 상승한 1,321.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15일 이후 최고가다. 이날까지 10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014년 2월 이후 최장기간 상승을 기록했다.   


◇ 국제유가 "60달러 박스권" vs "30달러로 폭락

▲멕시코 산 루이스 포토시 주에 위치한 주유소. (사진=AFP/연합)


▲지난 3년간 WTI 가격 변화 추이. (표=네이버 금융)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2017년 마지막 거래일, 2014년 1월 이후 처음으로 동시에 배럴당 60달러를 넘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이후 펼쳐진 랠리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였다. 중국 등 신흥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중동 지역 정치적 갈등으로 인한 공급 불안이 동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정 부분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의 상품전략부문 올 한슨 대표는 현재 배럴당 67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브렌트유가 연말 60달러까지 주저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시장의 수급균형에 대한 우려가 가격에 하방합력을 가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공급과 수요의 변화에 따라 하루 수십만 배럴의 원유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브렌트유는 2018년 상반기 배럴당 60∼70달러선보다 50∼60달러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는 편이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말까지 브렌트유는 배럴당 60달러, WTI는 57달러까지 3달러 가량 하락할 것"이라 예상했다.

아문디자산운용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은 좀 더 낙관적이다. 브렌트유 기준으로, 올해 전반에 걸쳐 배럴당 60∼65달러 범위에서 움직이며 "다소 안정적"인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100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국 셰일업계의 증산 움직임이 "극적인 수준"으로 증가해 1100만 배럴에 도달할 경우, 배럴당 30달러에서 50달러 수준으로 회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문디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 셰일 생산량의 갑작스런 증산은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base-case scenario)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런던 ETF증권의 제임스 버터필 리서치 및 투자 전략 헤드는 "올해 미국의 원유생산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2014년 유가 폭락 이전 기록했던 정점을 너머 1970년대 기록한 1000만 배럴을 능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버터필 헤드는 "2018년 유가는 배럴당 45∼60달러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면서도 "사우디 아라비아나 이란 등에서 심각한 수준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유가는 급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공급량을 확대하고 OPEC 산유국이 감산 출구전략에 돌입함에 따라, 올해 원유시장 공급물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인도를 중심으로 경제지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인다 하더라도, 지난해 유가가 33% 이상 급등하면서 원유 수요 증가가 공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 14% 오른 금값…"1370달러로 추가 상승" vs "1200달러로 폭락"

▲지난 3개월 간 국제금값 변화 추이. (표=네이버 금융)

▲미국 뉴욕 웨스트포인트 위치한 은행 금고에 골드바가 가득 쌓여있다. (사진=AP/연합)



올해 금리가 올라 이자가 없는 금에 불리할 수 있지만 금값 랠리가 지속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내다봤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3회 금리 인상 전망을 고수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고 북한, 이란 등 불안도 지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마크 레이시 슈로더자산관리 글로벌원자재 본부장은 "금이 올해 원자재 시장에서 빛나는 스타 중에 하나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슈로더자산관리의 원자재 펀드에서 금은 비중이 확대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크래그 버크 퍼스널캐피털 포트폴리온관리 부사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적은 비중이라도 금을 보유하면 (자산) 다각화에 좋다"고 말했다.

또, 엇갈린 경제지표와 신중한 통화정책이 지속되면서 달러가 계속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금을 지지한다. 금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가 떨어지면 미국 이외 해외 투자자들에게 금값은 떨어진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7.5% 떨어져 2007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FXTM의 루크만 오트누가 리서치 애널리스트 역시 "금값이 새해를 앞두고 심리적 지지선인 1300달러를 상향 돌파했다"며 "새해 첫날 국제 금 시장은 ‘엄청나게 낙관적인 분위기’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낙관적인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1320달러 돌파도 시간문제인 것으로 관측됐다. 만약 1320달러선을 돌파한다면 1350달러, 1370달러선까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나 악시트레이더의 제임스 휴스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반론을 제기했다. 휴스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금은 안전자산(safe haven)으로 복귀했다"면서 "연말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라지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안정되면 금값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 반정부 시위와 이라크 쿠르트 독립 등 지정학적 변수가 완화되고, 잇달아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는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이 안정을 찾게 되면 안전자산의 투자매력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안전자산은 어떤 경제 상황에서도 액면 가치를 유지할 수 있어 별도의 위험 분석을 필요치 않은 자산을 말한다.

휴스 애널리스트는 "금값은 단기적으로 랠리를 보이겠지만 연말까지 온스당 1300달러까지 조정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가들은 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의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지면서 2018년 중순까지 온스당 1200달러까지 고꾸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금리 인상에 따른 우려로 금값은 박스권에서 정체됐다.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금값의 등락폭은 35달러로 2005년 10월 이후 가장 좁혀졌다.

골드만은 향후 3개월, 6개월, 12개월 금 가격 목표 수준을 온스당 1225달러, 1200달러, 1225달러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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