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이 평창강변에 조성한 평창 문화올림픽 명품거리.(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면 직·간접적 경제효과만 64조9000억원에 달한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국내 증시에도 강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효과는 곧 기업 실적으로, 주가로 연결되는 만큼 64조9000억원의 경제효과가 나타난다면 국내 증시에도 강한 모멘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64조9000억원이라는 수치가 과대 계상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효과보다는 국제 사회에서의 우리나라 위상 제고 등 무형적 가치를 더 많이 반영된 금액이기 때문에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체 시장보다는 이동통신주, 제일기획 등 해당 이벤트를 계기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개별 종목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역대 동계올림픽 개최국 증시 성적표, 러·미·일 모두 주가 하락
8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역대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나라들의 당해 연도 증시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 올림픽 개최와 증시 간의 뚜렷한 상관관계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러시아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러시아RTS 지수는 그해 1월 6일 1388.28(종가 기준)에서 12월 30일 790.71로 43.08% 급락했다. 루블화 약세와 국제 유가 폭락, 지정학적 불안 등이 러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았고 이것이 곧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과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도 마찬가지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002년 1월 2일 1만73.40에서 같은 해 12월 31일 8341.63으로 17.19% 급락했고, 1998년 한 해 동안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7.45% 떨어졌다.
◇ 경제효과 65조원은 어디로? "수치 신뢰성 낮아...경제성장 기여 효과 미미"
▲(자료=현대경제연구원이 2011년 7월 6일 발표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의 경제적 효과 내용 중 일부.) |
그러나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해당 수치에 대한 신뢰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64조9000억원이라는 금액은 올림픽 개최로 인한 유형적 효과보다는 무형적 효과를 더 많이 반영한 것으로, 스포츠이벤트가 국가 경제성장에 기여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역대 동계올림픽을 보면 대부분 올림픽 후 경기장 운영에 다른 적자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린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림픽을 개최하기까지 투입된 비용 등을 모두 계산하면 올림픽 개최는 실제 경제에 대한 도움보다는 국가 경쟁력 제고 등 무형적 효과가 더 크다"며 "올림픽을 개최하기까지 투입된 비용을 모두 계산하면 유형적 효과보다는 무형적 효과만 있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과거 1990년대의 경우 올림픽이 열리면 TV 판매량이 늘고 이것이 곧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계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인터넷이 활성화되고 스포츠보다 훨씬 더 흥미를 끄는 영상 콘텐츠들이 범람하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이라는 이벤트가 어떤 종목에 수혜를 가져다준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관광이나 내수 경기, 건설 등에는 좋은 촉매제가 될 수 있지만, 이건 이미 일정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며 "올림픽으로 인한 경제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제일기획 등 개별종목 위주로 접근해야
이에 전문가들은 전체 시장보다는 올림픽 개최로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개별종목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수혜주로는 단연 통신주가 꼽힌다. 전 세계 5G 관련 기업들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관련 기술을 시연할 예정이다. 해당 이벤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5G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제일기획은 평창올림픽 효과로 올 1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동계올림픽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2% 오른 297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평창동계올림픽이라는 이벤트가 실제 기업 주가에 모멘텀으로 작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인 후 실제 상용화까지 1년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며 "그 사이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이슈 등 통신주에 부정적인 이벤트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투자시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