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선불식 결제 카드(왼쪽)와 카카오뱅크 체크카드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 이유민 기자] 카카오페이가 업계 최초로 플랫폼 형식의 ‘카카오페이 선불식 결제 카드’를 출시한다고 밝히며 비금융권 카드 출시의 신호탄을 쐈다. 일각에서는 이 카드의 성공 여부에 따라 네이버 페이 등 비금융권 간편 결제 시장에서 플랫폼형 카드 출시가 이어져 기존 카드업계의 활동 범위가 좁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오는 10일 선불식 결제카드의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선불식 결제카드는 기존 체크카드와는 다른 형태의 카드로 카카오페이와 연결된 우리·KB국민·NH농협은행 등 18개 시중은행과 증권사 계좌를 기반으로 한다. 카카오페이 결제 카드는 연동된 계좌에 돈을 충전해 사용하는 선불카드 형태를 띠고 있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와는 전혀 다른 카드로 카카오페이라는 플랫폼을 그대로 실물 카드에 옮겨온 플랫폼 카드인 셈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비금융권에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실물 선불식 결제 카드"라며 "신용카드업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체크카드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기존 시중은행과 카드사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비금융 업체와 핀테크 기술을 이용해 제휴해 출시한 체크카드는 있었지만 비금융사가 직접 카드를 출시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현재 카카오페이 선불 결제 카드에 카카오뱅크 계좌는 연결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그는 "카카오페이의 선불식 결제 카드는 플랫폼적인 성격이 있어 별도의 재발급 없이도 혜택이나 기능을 계속 추가할 수 있다"며 "기존 A 은행의 계좌를 연결했다 해도 언제든지 B 은행, C 은행으로 연결 계좌 은행을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와의 연계도 곧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의 자체적인 카드 출시가 네이버페이 등 타 비금융권의 실물 카드 출시 시장을 본격 개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페이시장 선두주자인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에 비해 카카오페이의 누적 결제금액은 미미하기 때문에 카카오페이의 선불식 결제카드가 큰 인기를 끌게 된다면 타 비금융사 역시 선불식 결제카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보게 되는 것이다.
카카오페이뿐만 아니라 네이버페이, 페이코 등 페이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은 전자금융업자로 등록돼 있어 체크카드가 아닌 카카오페이 선불식 결제 카드 형식의 플랫폼형 카드를 발급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렇게 되면 기존 한 금융사의 계좌만을 사용해야 했던 기존 카드보다도 여러 금융권의 계좌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형 체크카드가 고객들에 더 편의성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체크카드의 경우 A 카드를 발급받으면 A 은행의 계좌를 이용해 결제를 해야 했다"며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카드의 경우 카카오페이 선불식 카드 한 장으로 카카오페이와 연동된 A 은행, B 은행 등 여러 은행의 계좌를 동시다발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더 커 기존 카드사의 자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아직 정시 출시는 안됐지만 선제적으로 진행한 이벤트에서 많은 분이 관심을 보여줬다"며 "카드 발급 장수는 예측할 수 없지만 내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