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주유소 입구에 휘발유와 경유 등 기름 판매가격이 게시 돼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둘째 주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 보다 2.3원 오른 리터당 1539.2원을 기록해 20주 연속 상승했다.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국제유가는 16일(현지시간) 6거래일만에 하락했다. 최근 유가 랠리에 대해 트레이더들이 이익실현에 나섰다. 다만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유가는 70달러에 근접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들의 감산협약과 견조한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가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0.57달러(0.9%) 하락한 63.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인 64.89달러를 나타내기도 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2월물도 배럴당 1.11달러(1.6%) 내린 69.15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68.83달러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전날에는 70.37달러까지 올라 지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엿새 만이다. 최근 배럴당 70달러 선 부근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탓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지난해 원유 수입이 약 1.8% 증가해 일평균 437만배럴을 기록했다. 인도가 정유시설을 확장하면서 원유 수입을 늘렸다. 인도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원유 소비국이다.
US뱅크 웰스매니지먼트의 롭 하워스 선임 투자 전략가는 "시장이 잠잠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원유 시추공의 증가와 러시아의 발언들이 가지는 의미를 해석하며 일단 멈췄다"고 말했다.
최근 유가가 3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가운데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원유 시장의 균형은 아직 멀었으며 감산협약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가 상승은 혹한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산유량의 선행지표인 미국의 원유 시추공은 지난주 10개 증가해 752개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 522개와 비교해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대부분 애널리스트와 시장 참여자들은 이익실현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헤지펀드와 머니매니저들의 WTI 강세 베팅은 사상 최대치로 늘었다.
펀더멘털적으로는 OPEC과 비회원국들의 감산협약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감산협약은 올해 내내 계속될 예정이다. 또한 견조한 원유 수요도 지난해 12월 초 이후 유가를 약 15% 끌어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강력한 수요 증가와 OPEC의 높은 감산 이행률 등 견조한 펀더멘털이 유가 랠리를 견인했다"며 "앞으로 몇 개월 간 브렌트유와 WTI는 각각의 전망치인 배럴당 62달러와 57.5달러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와 소시에테제너럴, 모건스탠리 등 여타 은행들은 유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소시에테제너럴은 "유가가 과열됐다며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유가는 펀더멘털적 요소와 비펀더멘털적 요소, 지정학적 요소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말 유가를 제한했던 요인인 미국의 산유량 증가는 혹한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둔화됐다. 미국의 산유량은 지난달 980만배럴에서 950만배럴로 감소했다. 다만 대부분의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미국의 산유량이 곧 1000만배럴을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다음 달 셰일오일 산유량이 11만1000배럴 증가해 일평균 655만배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