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1공장(사진 왼쪽)과 삼성바이오로직스 1공장.(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최근 셀트리온 3형제가 국내 증시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으로 떠오르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 의혹과 장기간 영업손실에도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주가 추이. |
18일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은 전일 대비 1.85% 오른 31만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셀트리온은 전일 노무라증권의 매도 리포트가 나오면서 주가가 10% 이상 급락했지만 하루만에 이를 만회하며 상승 마감했다.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역시 각각 3.14%, 0.3% 올랐다.
셀트리온 3형제는 다음달 중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과 바이오시밀러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 등이 맞물리며 불과 1년도 안돼 주가가 2~5배 가량 급등했다. 올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조정을 받는 동안에도 셀트리온 3형제는 굳건했다. 셀트리온 3형제의 주가를 견인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지난해 10월 18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셀트리온을 무려 9124억65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 역시 셀트리온 주식을 755억7200만원어치 사들이며 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개인투자자는 오히려 9534억7000만원어치 팔아치웠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
이렇듯 셀트리온 주가에 온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조용히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관련 분식회계 의혹과 장기간 영업손실에도 ‘고평가’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3년 -1464억원, 2014년 -1052억원, 2015년 -2036억원, 2016년 -304억원 등으로 수년째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추이. |
그러나 주가는 1월 2일 15만6500원에서 이달 19일 40만원으로 2배 이상 급등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304억원, 당기순이익 1768억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둘러싼 분식회계 논란도 끊이질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4월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특별 감리를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이후 계속해서 적자를 내다가 상장 직전 해인 2015년 1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기업가치를 장부가액에서 공정시가액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감리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감리 결과가 더디게 진행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특별 감리는 길게 2년 정도 걸릴 수 있다"며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만 특별히 늦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고 시밀러사업부에서도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 적자 폭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강양구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파는 제품이나 특성이 다 다르기 때문에 어느 기업이 고평가됐다고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에는 위탁생산 수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