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가 공개한 지구 위성사진. (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기후변화 탓에 영국의 인기 스포츠 경기장 시설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환경단체 ‘기후연합’은 최근 펴낸 새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의 기후 패턴이 변화하면서 영국도 그 영향을 받게 됐다고 결론을 냈다.
영국에 더 많은 비가 내리면서 인기 스포츠인 축구와 크리켓, 골프가 위협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축구 경기장은 물에 잠기기 일쑤고 크리켓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하는 사례가 증가했다.
영국의 유명 골프장도 물바다로 변할 수도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영국에서 기후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스포츠는 크리켓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2000년 이후 영국의 원데이 국제 크리켓 매치가 27% 줄었다.
2013~2014, 2015~2016 겨울시즌에는 전국의 경기 시설을 덮칠 정도로 평소보다 50% 많은 폭우가 내렸다.
잉글랜드·웨일스 크리켓이사회는 지난 2년간 크리켓 경기장에 260만 파운드의 긴급 보조금을 투입했다.
축구 경기장의 잔디도 타격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각 지역 축구 클럽들은 기상 악화와 물에 잠긴 경기장 시설에 매 시즌 평균 5주간 경기를 하지 못했다. 클럽 3분의 1 이상은 2~3달간 경기를 치르지 못한다.
골프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도 기후변화에 따라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스코틀랜드에는 600개 골프코스가 있는데 6개 중 1개 꼴 이상이 해안에 있다.
특히, 해안 침식과 해수면 상승, 폭풍 해일은 세인트앤드루스의 ‘올드코스’와 ‘로열 트룬’과 같은 스코틀랜드의 유명 골프장을 위협하고 있다.
해수면이 조금만 상승해도 21세기 말까지 이 지역의 모든 유명 골프코스가 바닷물에 씻겨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세계자연기금에서 기후변화를 담당하는 스테픈 코르넬리우스 박사는 "골프코스를 재조정하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가능은 하다"고 말했다.
기후연합은 스포츠 관련 단체들에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세계 각국 정부들에는 탄소 배출량 감소를 위해 추가적인 조처를 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