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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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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쉐보레 볼트 EV ‘서베리아’ 찬바람 견딜 수 있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2.11 11:36

▲쉐보레 볼트 EV(사진=한국지엠)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한국지엠이 지난해 출시한 쉐보레 볼트 EV는 명실상부 현존하는 최고의 전기차다. 국내 기준 383km의 주행 거리를 인증 받았다. 테슬라 모델 S 90D의 경우 훨씬 많은 배터리를 장착하고 가격도 1억 원이 넘지만 378km밖에 달리지 못한다.

코나 EV, 닛산 신형 리프 등이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판매에 돌입하지 않았다. 현재 시점에서 볼트 EV의 한계는 곧 전기차의 한계인 셈이다.

쉐보레 볼트 EV를 직접 시승했다. 전기차가 태생적으로 추위에 약점을 보인다는 점에 최대한 주목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볼트 EV는 ‘서베리아’(서울+시베리아를 뜻하는 신조어) 한파를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체력을 보여줬다.

쉐보레 볼트 EV 실내2(한국지엠 제공)

▲쉐보레 볼트 EV. (사진=한국지엠)


절반 정도 충전이 완료된 상태에서 차를 몰아봤다. 계기판에 표시된 주행가능 거리는 134km. 평균연비는 100km를 달리는 데 13.1kWh가 필요한 것으로 계산됐다.

평일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서울 시내에서 30km 가량을 주행했다. 수은주가 영하 13도 이하로 내려간 상황. 도착 이후 주행가능 거리는 80km 남짓이 남아 있었다. 단순 계산하면 20km 가량을 더 갈 수 있는 전기를 손해 본 셈이다. 다만 히터를 강하게 틀었고 도로가 꽉 막힌 탓에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손실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아침 시간 실내 공기가 훈훈해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일반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운전석·조수석과 스티어링 휠 열선을 활용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연비는 100km를 달리는 데 25kWh가 요구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기차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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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볼트 EV. (사진=한국지엠)


외관은 크로스오버차량(CUV) 형태로 구성됐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165mm, 전폭 1765mm, 전고 1610mm, 축거 2600mm다. 아반떼보다 축거가 100mm 가량 짧지만, 높이는 170mm 높다. 운전석 시트 포지션을 잘 조절할 경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60kWh급 배터리가 차체 하부에 배치된 만큼 주행 시 안정감이 상당하다. 커브나 거친 노면을 큰 무리 없이 주파했다. 모터의 특성상 초반 가속이 뛰어나 시내 주행에 적합했다. 최고출력은 204마력, 최대토크는 36.7kg·m다.

엔진이 없는 탓에 소음도 없다. 기어 시프트를 ‘L‘ 모드로 놓을 경우 적극적으로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작동해 전기차만의 주행감각을 맛볼 수 있다.

볼트 EV는 차선이탈 경고,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등 안전사양도 폭넓게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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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트 주차장에 위치한 충전기를 찾았지만 앞차가 충전을 하고 있어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


추위는 잘 견뎌줬지만 정작 불편한 점은 따로 있었다. 충전소가 많지 않은데다 충전을 위해서는 20~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을 아직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어렵게 DC 콤보 방식을 지원하는 환경부 충전소를 찾아갔지만, 앞차가 충전을 하고 있어 30분 가량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전기차의 한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2018 쉐보레 볼트 EV의 가격은 LT 4558만~4779만 원이다. 보조금 혜택을 받을 경우 3000만 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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