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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세아제강, 여전히 부담되는 미국 불확실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2.21 08:56
[기업분석] 세아제강, 여전히 부담되는 미국 불확실성


[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미국 상무부가 지난 16일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 피해를 분석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결론은 현재 수입 규모가 미국 경제를 약화시키고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에 따른 영향이 국내 철강업체들에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세아제강은 상대적으로 미국 매출 비중이 높아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결정까지 그 결과를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무역확장법 232조 통한 관세 부과 가능성…강관업체가 가장 피해 클 듯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 대통령 직권으로 국가안보침해소지가 있는 수입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는 무역제제법이다.

이번 조사 보고서가 권고하고 있는 철강 규제안은 세가지로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최소 24%의 관세 부과, 한국과 중국을 포함 12개국을 대상으로 최소 53%의 관세 부과,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지난해 대비 수출 63% 수준의 쿼터 설정 등으로 세가지 규제 모두 기존 적용되던 관세에 추가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권고안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에 대해 4월 11일까지, 알루미늄에 대해 4월 20일까지 최종안을 결정해야 한다.

최종 판결까지는 2개월이 남았으며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가할 경우 수입산 단가를 미국 내수 단가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이를 통한 국내 대형 철강업체 피해는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작년 POSCO의 철강제품 판매에서 미국 수출 비중은 전체 0.6%이며 현대제철도 4.7%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12개국 대상 관세부과는 국내와 아시아시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강관업계 타격시 원소재 판매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미국 불확실성으로 작년 주가 부진…최종 결정시점까지 확인해야

세아제강은 상대적으로 미국향 매출 비중이 높아 이번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수익의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고객사는 세아제강 미국법인(SeAH Steel America)이기 때문이다.

대미철강_NH

NH투자증권은 미 상무부 권고안 가운데 어떤 것이 채택되더라도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미국으로의 철강 수출에서 열연·도금재·후판·강관 등 대부분의 철강제품에 이미 높은 수준의 반덤핑관세율 혹은 상계관세율이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관세현황_유진

▲자료=유진투자증권


이 같은 관세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세아제강은 미국에 연간 생산능력 15만톤의 설비를 갖췄고, 베트남 공장의 생산능력을 기존 23만톤에서 30만톤으로 확대하는 등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세아제강을 둘러싼 주요 이슈로 반덤핑 관세와 미국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제시했다. 특히 작년 세아제강의 연간 주가가 3.9% 상승에 그치면서 코스피를 이기지 못했던 것이 바로 미국 수출 규제 관련한 불확실성 탓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세아제강 실적과 주가를 보는데 주목할 점은 미국 대통령의 최종안 결정 시점까지 각 국 정부와 철강업계의 대응이라고 보고 있다.


◇ 1분기 실적 정상화 가능성 있어…"PBR 0.4배는 하단 지지 근거"


한편 세아제강의 작년 4분기 매출은 6325억원, 영업이익 2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3분기보다 55%가량 부진했고 시장예상치 418억원을 크게 하회했다.

특히 해외법인들의 재고평가손실과 매출채권 상각으로 대규모 일회성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공정위원회에서 부과한 담합과징금 310억원도 반영되면서 세전이익도 크게 줄었다.

삼성증권은 이같은 일회성비용이 사라지는 올 1분기부터는 실적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아제강_분기실적_삼성

▲자료=삼성증권


미국에서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기업들의 가격 인상 대응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고강도 조치로 인해 강관 수출이 흔들리더라도 수요가 부진했던 2015년과 2016년 실적과 유사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이에 따라 ROE(자기자본이익율) 를 4% 내외 수준에서 방어하면서 PBR(주당순자산가치) 0.4배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불확실성에 따른 하락 요인도 있기만 기업가치에 기인한 상승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기적으로는 최근 유가 상승을 기반으로 미국 리그카운트(rig count: 원유채굴 시추기 수) 증가 가능성을 호재로 보고 있다. 원유채굴 시추기 증가는 세아제강의 주력제품인 유정용강관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리그_삼성

▲자료=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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