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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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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가상화폐 ‘페트로’ 쏠쏠했나?…‘페트로 골드’도 발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2.22 16:51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 주도 가상화폐를 발행한 베네수엘라가 이번에는 ‘금’에 기반한 또 다른 가상화폐 ‘페트로 골드(petro gold)’ 발행을 준비 중이다. 석유 연계 가상화폐인 ‘페트로’ 발행 첫날 한화 약 8000억원 어치를 파는 데 성공하면서, 한층 자신감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자국의 풍부한 석유자원과 연계된 가상화폐 ‘페트로’ 발행 다음날인 21일(현지시간)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금에 기반한 가상화폐 ‘페트로 골드’를 다음주 발행할 예정"이라며 "페트로 골드는 페트로보다 더 강할 것이며 페트로 가치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주의 경제체제가 붕괴되고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가상화폐 발행을 통해 미국의 금융제제를 우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현재 중앙은행의 구체적 금 보유량이나 아직 채굴되지 않은 매장량 등 구체적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정보부 역시 이와 관련 취재요청에 아직까지 응답하지 않고 있다.

한편, ‘페트로’ 발행은 일단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는 20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를 사전 판매 기간으로 설정하고, 1페트로당 60달러의 가격에 페트로 3840만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발행 첫날 7억3500만달러(7914억원) 어치의 페트로를 파는 데 성공했다.

베네수엘라는 사전 판매 종료 후 4400만 페트로를 추가로 경매시장에 내놓는 등 총 1억 페트로를 발행할 방침이다. 금액 규모만 60억 달러(6조5000억원)에 달한다.

가상화폐 발행계획은 베네수엘라가 라틴 아메리카 역사상 최악의 경제위기에 몰린 가운데 나왔다.

현재 베네수엘라의 경제규모는 지난 5년간 이전 3분의 2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15%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율이 1만3000%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까지 겹치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경제난 타개를 위해 석유 자원에 기반을 둔 가상화폐를 발행하겠다고 공표했다.

페트로는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원유 매장량 2670억 배럴 중 50억 배럴을 담보로 하고, 가치가 석유 시장의 가격 변동에 따라 변한다.

전문가들은 페트로가 실물 화폐를 담보로 하지 않은 데다 미 재무부가 페트로 구매를 제재 위반과 동일시하겠다고 경고한 점을 감안, 페트로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는 향후 세금과 공공서비스 이용대금 등을 페트로로 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가상화폐의 발행으로 경제 주권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페트로는 베네수엘라 경제위기를 타개할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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