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라의 눈] 증권사 CEO, 오래 가야 멀리 간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18.03.08 09:5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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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부 나유라 기자.



그동안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임기는 ‘파리 목숨’으로 불렸다.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면 CEO 재임기간은 보통 3년을 넘기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장수 CEO가 대세로 떠올랐다. 올해 임기를 앞둔 대부분의 CEO들이 지난해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은 지난달 22일 이사회에서 5연임을 일찌감치 확정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2008년 취임 이후 2020년까지 12년간 교보증권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2012년부터 대신증권을 이끈 나재철 사장은 3연임에 성공해 2020년 3월까지 임기가 확정됐고,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 역시 2016년 3월부터 2019년 3월까지 하나금융투자를 맡게 됐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역시 증권업계 최초 11년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CEO의 장기집권이 중요한 것은 재임기간이 길수록 실적도 좋기 때문이다. 실제 김해준 대표는 취임 이후 한 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영업이익은 2013년 101억원에서 지난해 912억원으로 무려 9배가량 급증했다. 나재철 사장이 이끄는 대신증권 역시 지난해 전 계열사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직원들과 유대감을 쌓으며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사업을 진행한 점이 수익 개선으로 가시화된 셈이다.

장수 CEO 열풍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 연임이 결정됐더라도 1년 혹은 2년 뒤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주사 계열 CEO는 임기가 2+1인 경우가 많다. 그룹이나 지주사 사정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연임이 됐다고 해도 미래를 장담하기 힘들다. 만일 2, 3년마다 CEO가 바뀐다면 내부 조직을 추스리고 회사를 파악하는데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만큼 본격적으로 경영을 시작하는데도 시간이 지연된다. CEO들 역시 단기 실적 내기에만 급급하며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기 어렵다. 증권사들은 국내외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단기 집권은 여러모로 좋지 않다.

물론 경영성과가 좋지 않은 CEO들을 무조건 믿고 따라줄 필요는 없다. 그러나 실력이 있고 직원들로부터 신뢰가 두터운 CEO들을 3,4년마다 교체하는 국내 증권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증권사 장수 CEO, 한날 한시 트렌드가 아닌 오랜 전통으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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