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강타한 ‘미투’…6월 지방선거 변수 되나?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3.12 17: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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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54회 정기국회 개회식에서 의원들이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당 인사들을 겨냥해 잇따라 터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여론이 어디까지 악화할지 몰라 선거전략을 근본적으로 다시 가다듬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른바 ‘안희정 쇼크’에 이어 민병두 의원까지 10년 전 성추행 의혹에 휩싸여 의원직 사퇴 방침을 밝히는 등 성폭행·성추행 의혹 논란이 커지면서 지방선거 승리와 원내 1당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다소 불투명해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우선 현역의원 지방선거 출마 문제와 관련해 애초 김영춘 이개호 의원을 불출마시키는 것으로 1차 정리한 뒤 광역단체장 선거 후보경선 상황을 지켜보면서 2차 정리를 시도한다는 방침이었다.

이중 해양수산부 장관인 김영춘 의원은 11일 부산시장 불출마를 선언했고, 이개호 의원도 12일 오전 당의 출마 자제 권고를 대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낼 예정이었으나 아직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그간 현역의원 출마 숫자를 2~3명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원내 1당 유지가 어렵고 이 경우 지방선거에서 ‘후보 기호 1번’ 확보나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강력하게 대응한 것이다.

그러나 민 의원이 의원직 사퇴 입장을 밝힌 데다 충남지사 선거 예비후보로 ‘안희정 마케팅’을 하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이 불륜 의혹을 받으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당 지도부의 재고 요청에도 불구하고 민 의원이 실제로 사퇴를 강행할 경우 의석이 120석으로 줄어들면서 원내 제2당인 자유한국당(116석)과의 의석 차가 4석으로 줄어든다.

더욱이 박 전 대변인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충남지사에 도전한 양승조 의원의 본선 진출 가능성도 이전보다는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박영선·우상호(이상 서울), 박남춘(인천), 이상민(대전), 오제세(충북) 의원 등도 광역단체장 도전에 나선 상태다.

이 가운데 민주당은 수도권의 경우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현역의원이 출마하는 것을 용인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경남지사의 경우에는 김경수 의원의 차출을 사실상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민주당 목표대로 현역의원 출마를 2~3명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이 매우 빡빡해졌다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에 우세했던 지방선거 분위기가 ‘미투’ 폭로를 계기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심각한 고민거리다.

본선 경쟁력이 이전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에 현역 국회의원 출마에 대해 이전과 같은 기준으로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안희정 쇼크 등이 있기 전에는 민주당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볼 수 있었으나 이제는 정서적으로만 보면 사실상 평평해진 것 아니냐"면서 "지방선거 목표로 제시했던 이른바 ‘9+알파(α)’가 과거에는 엄살이었다면 지금은 현실적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혹시 모를 악재가 돌출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 떠도는 사설 정보지(지라시)에 야당 인사들 이름이 끊임없이 오르내리자 자신들에게도 불똥이 튀지는 않을지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이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선거 예비후보)은 정치판을 더 이상 아침 드라마도 울고 갈 막장으로 만들지 말고 민병두(민주당) 의원처럼 소신 있는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미투에 대해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은 볼멘소리로 변명하고 하소연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박 전 대변인은 자신의 내연녀를 비례대표 기초의원으로 만들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후보 자격이 없다. ‘사랑과 전쟁’식 연속극은 그만 찍고 빨리 후보 사퇴를 결단하라"고 했다.

보수 야당은 일단 미투 파문이 6·13 지방선거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상황이 돌변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국회 투고 게시판 ‘여의도 옆 대나무숲’에는 "제가 딸 같다며 며느리 삼고 싶다던 의원님, 따님분들 앞에서도 제 앞에서 그랬듯 바지를 내리시는지요"라는 글이 올라왔으며, 이 사건의 가해자로 야당 의원이 거론되기도 했다.

한 바른미래당 소속 인사에 대해서도 "미투 폭로가 임박했다"는 내용의 소문이 돌고 있다. 한국당은 새누리당 시절부터 골프장 캐디 성추행, 친족 성폭행 등 성추문이 잦아 ‘성누리당’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한 야당 관계자는 "지금은 여권 유력 인사들에게 폭로가 집중되고 있지만, 야권 인사들이 주요 후보로 결정되면 비슷한 폭로가 터져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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