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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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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폭탄’ 사우디 왕세자...이란 "입 다물어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3.16 17:55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최대 경쟁국인 이란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을 앞두고 15일 먼저 공개된 주요 인터뷰 내용을 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란에 대한 최대치의 적대감을 거리낌 없이 나타냈다.

그는 사우디 국내에서는 파격적인 여성 권익 정책, 부패 일소를 앞세워 ‘계몽군주’의 면모를 보이면서도 대외적으로는 어느 사우디 군주보다 강경한 대이란 적대 정책을 고수하는 상반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는 핵폭탄 보유를 원치 않지만 이란이 핵폭탄을 개발한다면 우리도 최대한 신속히 같은 패를 낼 것"이라면서 이란의 결정에 따라 중동에서 핵 개발 경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 대해서도 "단언컨대 그는 중동의 새로운 히틀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그는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장하려고 하는 데 이는 히틀러와 매우 유사하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많은 나라가 실제 일이 벌어지고 나서야 히틀러의 위험성을 깨달았다"면서 "그런 일이 중동에서 재현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란과 경쟁이 본질에서 이슬람을 위한 전투냐는 질문에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란은 사우디의 경쟁자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란의 군사력은 이슬람권에서 상위 5위 안에도 들지 못하고 경제 규모는 사우디에 훨씬 못 미친다"면서 "사우디와 견주려면 이란은 아직 멀었다"고 깎아내렸다.

이 인터뷰가 공개되자 이란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란 외무부는 공휴일인 16일 낸 긴급 성명에서 "사우디 왕세자의 언사는 대응할 가치가 없다"면서 "그는 정치에는 문외한인 망상에 가득찬 풋내기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거짓말과 비꼬는 말 밖에 하지 않는 인물이고 시야가 부족해 생뚱맞은 강성 발언으로 일관한다"고 폄하했다. 그러면서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그들의 위치, 군사력, 경제력과 관계없이 모든 나라를 존중한다"면서 "이란은 단순히 힘만 강한 나라가 아닌 중동의 안정과 번영을 고려한다"고 자부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은은 성명을 내면서 "이란은 타국을 비난하는 나라나 완강한 적국도 유구한 전통에서 비롯된 합리성에 기반한 대화와 관용의 장으로 초대한다"고 강조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란이 중동에서 군사력 상위 5위안에도 못든다고 말한 데 대해 거세미 대변인은 "3년간 무고한 예멘을 포위해 공격했는데도 결국 무릎 꿇은 나라는 이란과 같은 강력한 국가 앞에서 입을 다무는 게 좋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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