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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포장용기’를 업그레이드 하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3.20 16:49

▲김동현 창업디렉터


식당주인이 손님을 정성스레 맞이하는 것만으로 매출을 보장 받던 시대가 있었다. 도시가 아닌 외진 곳에 식당이 위치해 있다고 하더라도 매일이 멀다 하고 손님들이 찾아주던 장사꾼들의 호시절. 분명 그런 시절로부터 십 수년도 안 지난 것 같은데, 지금 와 돌이켜보면 벌써 까마득하게 흘러가버린 옛 시절이 돼버린 느낌이다. 요즘같이 대형 몰(Mall)이 늘어나고 식당에 대한 고객들의 가치가 다변화 한 시대에는 음식이 맛만 있다고, 주인장의 인품이 좋다고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 특히 메인 상권에서 벗어나 외진 곳에 위치한 동네 장사는 그야말로 바람 앞에 등불인 시대다. 이젠 고객을 확보 할 다양한 루트의 개척 없이 그 어떤 식당도 성공을 보장받기 힘들다.

고객은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1차, 2차, 3차 고객으로 나눠볼 수 있다. 매장으로 찾아오는 고객은 1차 고객이고 배달과 포장 고객은 2차 고객, 예약을 하고 찾아오는 분은 3차 고객으로 분류한다. 자신이 영업을 하고 있는 매장의 입지가 메인 상권이 아니라면 1차, 2차, 3차 고객 모두를 잡을 방법을 항상 고민해야 한다. 그 고민에 대한 해법 중 하나가 배달과 포장 손님을 잡기 위한 디자인의 질적 향상이 될 수 있다.

동가홍상(同價紅裳)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뜻으로, 값이 같거나 똑같은 노력을 들인다면 더 좋은 것을 가진다는 뜻이다. 맛의 차이 없이 그리고 먹기에 불편함이 없이 깔끔한 용기에 정갈히 음식을 포장해 준다면 2차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공산이 크다.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요즘은 포장과 배달 안 하는 매장이 ‘맛집’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맛집’은 맛으로 승부를 본 후 고객들이 붙여주는 훈장이다. 단순히 ‘맛집’ 칭호를 얻기 위해 전략적으로 포장과 배달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만큼 어리석은 짓도 없다. 망하기 딱 좋은 마음가짐이라 할만 하다.

망하기 딱 좋은 마음가짐을 버렸다면, 이제부터는 고객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한다. 매장에서 먹으면 식을 염려도 없고 쓰레기 나올 일도 없이 깔끔한데 왜 굳이 포장과 배달을 하는 것일까? 2차 고객들이 매장이 아닌 포장과 배달을 해 먹는 어쩔 수 없는 이유들이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 때문에 함께 매장에 찾아오지 못할 수도 있고, 멀리서 드시고 싶은 고객이 있는데 거리 때문에 못 드실 수도 있다. 주차장이 협소해 차를 가지고 오는 손님을 받지 못할 때도 있다. 고객이 혼자라서 매장에서 먹는 것이 쑥스러울 수도 있다. 그 모든 손님들의 사정을 위로해주고 배려해 줄 실용적이고 감각적인 포장용기가 매장의 특급 무기가 될 수 있다.

약 15여 년 전 우리나라에 찜닭 열풍이 불 때 그 열풍에 한몫 했던 것이 바로 포장 용기다. 옆면이 올록볼록하고 국물이 들어갈 수 있게 깊이 있는 하얀 용기로 제작한 포장용기로 인해 찜닭은 국민 음식이 됐었다. 현재는 찜닭의 위용이 조금 시들해 진 감이 있지만, 그때의 포장용기는 아직도 남아 수많은 음식점의 국물 요리를 포장 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다.

덧붙여 배달을 전문적으로 하는 매장 역시 자신의 약점을 보완 해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매일 고민해야 한다. 고객들이 배달 전문 음식점에 갖는 선입견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위생이다. 어떤 시설에서 어떤 행태로 만들어 지는지 도통 알 수 없으니 불안 할 수밖에. 이들에게도 한 가지 조언을 해주자면, 주방에 CCTV를 설치해 주방장이 직접 요리하는 모습과 주방 위생 상태를 생중계로 유튜브로 중계하는 것이다. 배달 전단지나 어플에 유투브 주소를 기재해놓고 고객들이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과 주방 상태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고객이 주문을 함과 동시에 유투브를 조회해 자신의 음식을 조리하는 전 과정을 볼 수 있게 한다면 위생에 대한 불신은 사라질 것이다. 물론, 주방 위생 상태와 요리 모습에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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