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에너지] '김정은 방중' 북·미회담 실패 시 유가 '폭등' 불러온다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3.28 08: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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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초강경파 볼튼 안보수장에...북미회담서 비핵화 중점 논의
협상 결렬시 선제공격도 불사 경고
산유국 감산 지정학적 리스크 압력
투자은행 75달러까지 급등 전망

▲26일 중국 베이징에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했다는 설이 도는 가운데 베이징 시내를 달리는 북한 열차의 모습이 베이징 시민들에 의해 여러 차례 목격됐다. 사진은 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웨이보에 올라온 북한 열차 모습. (사진=연합)


26일(현지시간) 중국을 방문한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면서 북중 정상회담이 열렸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문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북측의 여러 가지 노림수가 깔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한의 가장 중요한 동맹이면서도 2011년 김 위원장 집권 이후 긴장이 고조돼온 중국과의 관계를 복원, 이를 지렛대로 대미 협상력을 높임으로써 판세를 유리한 국면으로 가져가는 동시에 제재완화 등을 얻어내고 협상 실패 시 미국이 꺼내 들 수 있는 군사옵션을 막는 등의 포석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의 깜짝 방중으로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각국의 셈범은 한층 복잡해졌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 정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폭격’을 주장한 초강경파 존 볼튼 전 UN 대사를 백악관 안보 수장에 임명함에 따라, 북한과의 충돌 가능성이 대폭 상승했다는 시각이 득세하고 있다.  


회담에서 미국 의도대로 비핵화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전보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최근 급등세를 펼치는 유가에 불을 붙일 전망이다. 


◇ 볼튼 누구? 초강경파·전쟁불사론…"북한 정권 끝내야"


그렇다면 볼튼 임명자가 누구길래 이토록 시끄러운 걸까.

레이건 행정부와 조지 W.부시 행정부에서 국무부 국제안보담당 차관과 군축담당 차관 등을 지낸 볼튼은 북한·이란 등 이른바 불량국가에 대한 외교적 접근에서 일관되게 초강경론을 고수해온 인물이다.

볼튼은 현직으로 있을 때나 민간에 나왔을 때나 북한과의 대화 무용론과 고강도 대북 압박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민간에 있던 2007년 1월에는 "북핵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북한 체제 붕괴와 한반도에서의 평화통일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2003년 북핵 협상 당시 미국대표단에 포함됐다가 ‘인간쓰레기’, ‘흡혈귀’ 등의 원색적 비난을 받은 적도 있고 과거 김정일 위원장을 ’폭군 독재자‘로 수 차례 지칭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닉 커닝엄 오일프라이스 연구원은 "볼튼이 지지하지 않는 전쟁을 찾는 편이 빠를 것"이라며 "볼튼은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을 주장해왔으며, 그의 강경 발언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커닝엄의 말대로 볼튼의 폭탄발언은 과거의 일이 아니다. 임명이 확정된 뒤 가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그 동안에 한 발언은 다 지난 일이라며 강경 발언을 삼갔으나, 불과 지난 달에도 강경발언을 쏟아냈다.

지난 달 볼튼 임명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선제북폭의 법률적 구성요건(The Legal Case For Striking North Korea First)’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싣고 "북한 정권의 핵무기 위협이 임박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무력 사용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선제적 자위권 행사의 고전으로 불리는 ‘캐롤라인 테스트’를 자세히 설명하며 거듭 대북 선제 타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또, 지난 해 9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은 유일한 외교적 방안은 남한 정부가 북한을 점령하게 해 북한 정권을 종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북한과 외교나 제재를 더 해야 한다거나 중국에 대한 제재로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북한 정권에 핵무기를 늘릴 시간만 더 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달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경고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중 최고였다며, 특히 북한과 이란 비판은 연설의 백미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트럼프-김정은 만남, 비핵화 거부 시 선제공격 위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AP/연합)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다면, 두 정상 간의 회담은 기대와는 달리 간단히 끝날 가능성이 높다.

볼튼 임명자는 이달 초 "북한과의 협상에서 시간을 끌지 말고 바로 비핵화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면서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왔지만 일단 시간을 끌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변하지 않았고, 핵과 미사일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거란 뜻으로 해석된다.

또, 볼튼은 25일(현지시간) 미국 AM970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북한은 시간을 벌기 위해서 협상이 최대한 천천히 진행되기를 원할 것"이라며 "북한이 지난 25년 동안 변함 없이 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이 완전 비핵화를 당장 시작한다고 말하지 않다면 우리는 다른 방안을 고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서 ‘다른 것’이란 북한에 대한 선제 공격을 의미한다.

볼턴의 일련의 발언은 미국이 비핵화 논의 과정에서 북한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미국 의도대로 비핵화가 진행되지 않으면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국내 외교 전문가들 역시 볼턴의 ‘부활’이 한반도 정세에 변수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천영우 전 외교안보수석은 "볼턴은 자기확신이 강한 일종의 근본주의자로, 김정은 체제를 ‘악’이자 ‘타도’ 대상으로 여길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으로 가는 과정에서도 압박을 강화하려 할 수 있으며, 대북 결정은 단순하고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볼턴은 북한에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할 것인지 여부, 비핵화의 조건과 이행 순서, 이행 시한 등을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려 할 것이며, 그것에 따라 평화적 해결이 가능한지에 대해 명료하게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만약 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생각 없이 핵동결 정도만 하려는 생각으로 북미정상회담에 나온다면 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볼턴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것이 한미공조에 어려움을 초래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 원유 재고 5년 평균 최저 + 지정학적 리스크…유가 폭등 가능성↑

▲(자료=에너지경제신문DB)


북미 정상회담이 5월 중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같은 달 미국 정부는 이란 핵협상을 파기하고 제재를 다시 부과할 가능성이 높다. 5월은 미국의 외교정책의 향방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정학적 긴장감은 글로벌 원유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지난 2주 간 단행된 트럼프 정부의 개각으로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볼턴 한 명만의 문제가 아니다. 볼턴이 내달 9일 취임하면, 트럼프 행정부 대북라인 전면에 일제히 ‘슈퍼매파’(초강경론자) 인사들이 포진하게 된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볼턴이 마이크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 지명자, 기존의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함께 새로운 ‘강경파 삼각편대’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좌충우돌형 반응을 내부적으로 자제시킬 완충재가 사라지면서 대북 매커니즘의 작동 원리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현대사 상 가장 과격하고 공격적인 외교팀이 완성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산유국 감산으로 원유시장이 한층 타이트해지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됨에 따라 유가에 상방 압력을 가할 전망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리서치 노트에서 "원유와 휘발유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유공장 유지보수가 정점을 찍는 시기가 불과 3∼4주 앞으로 다가왔다"며 "글로벌 원유 재고는 이미 5년 평균 수준 최저치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공급 안전장치가 사라지고 있는 만큼,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요인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은 "향후 유가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근거는 충분하다"며 3분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75달러로 유지했다.

커닝엄 연구원 역시 "볼튼이 트럼프 정부를 훨씬 강경한 방향으로 이끈다면, 75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준까지 폭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국제유가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5.7%, 6.4% 오르며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주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26일과 27일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랠리 이후의 차익실현 매물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30달러(0.50%) 내린 65.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01달러(0.01%) 하락한 70.11달러로 장을 마쳤다. 장중에는 71.05달러까지 오르기도 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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