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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커진 치아보험] 대형사도 '불붙다'…"저렴한 보장성보험에 눈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4.02 07:34
치아보험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올해 치아보험 출시 경쟁이 불붙고 있다. 4월부터 실손보험 끼워팔기가 금지되면서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는 보장성상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사들은 2021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보장성보험을 늘려야 해, 대형보험사들도 치아보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삼성생명을 비롯해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대형보험사들이 치아보험을 잇따라 출시했다.

치아보험은 그동안 중소보험사들의 틈새시장으로 여겨졌다. 처음 업계에서 치아보험을 선보인 보험사는 라이나생명이다. 라이나생명 관계자는 "치아보험을 선보인 2008년에는 설계사 조직도 없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고심하던 때"라며 "치아보험뿐 아니라 유병자보험, 실버보험, 간편심사보험 등의 차별된 상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해왔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대형보험사들도 뛰어들며 치아보험 시장이 보험업계의 격전지로 바뀌고 있다. 생보사 중 삼성생명은 지난달 ‘진단형’ 치아보험 상품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진단형 치아보험은 가입하기 전 치아상태를 확인하고 통과해야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치아상태에 따라 보험료 할인률이 달라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보험상품을 개발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 정도 기간이 걸리는데, 이 기간동안 치아보험 시장을 다각도로 분석해 출시한 상품"이라며 "현장에서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의 경쟁은 특히 격렬하다. 손보사 상위 5개사인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DB손보, 메리츠화재는 올해 초부터 새로운 치아보험을 줄줄이 선보였다.

이처럼 치아보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이유는 보험사들이 IFRS17에 대비해 부채 부담이 적은 보장성보험을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을 늘려야 하는데 특별히 늘릴 수 있는 시장이 없다"며 "암보험 등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반면 치아보험 시장은 잠재력을 갖춘 시장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이달부터 실손보험을 다른 건강보험 등과 함께 파는 ‘실손보험 끼워넣기’를 금지하면서 이에 대한 대체제로 치아보험이 부각되고 있다. 치아보험이 가격이 저렴한 보장성보험인 만큼 실손보험을 대신하는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치아보험이 보험사들의 새로운 전쟁터로 부상하면서 손해율 상승과 과열 시책 경쟁 등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손보사의 경우 법인대리점(GA)의 설계사에게 지불하는 인센티브인 시책이 600% 이상까지 치솟기도 했다. 손해율과 시책이 높아지면 사업비가 오르고 보험료가 상승해 소비자의 부담이 커진다.

보험금이 나오지 않는 면책기간과, 보험금이 적게 나오는 감액기간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한다. 한 보험업계의 관계자는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면책기간과 감액기간이 줄어들고 있는데, 치아보험은 치아이상을 발견하고도 면책·감액기간 동안 보험금 신청을 하지 않을 수도 있어 향후 보험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치아보험 경쟁이 과열된 지금의 분위기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어느 정도 신규 상품이 출시되고 나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데다 수요 또한 계속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과열 분위기가 가라앉게 되면 치아보험 시장은 일부 보험사들만의 경쟁시장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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