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권일 렌카 대표. (사진=에너지경제) |
[에너지경제신문 송진우 기자] 훗날 ‘자동차보험 보상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기업인이 있다. 보험사와 렌터카 업체를 연결해주는 보험대차 중개 플랫폼 ‘렌카’와 렌터카 전용 전산 시스템 ‘렌카폼’을 개발·운영 중인 곽권일 렌카 대표(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렌카는 사고 발생시 렌트 업체에서 처리하는 계약서, 사업자등록증, 통장사본 등 각종 서류를 전산화해 보험사로 전송하는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현재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 보험사 내 전산망(기간계)에 연동을 완료한 상태다.
최근 마포구 성암로 중소기업DMC타워에서 만난 곽 대표는 창업 3년차 성과를 묻는 질문에 "이제 막 구상했던 사업이 본 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그동안 렌카란 애플리케이션을 출시·운영한 것은 보험 및 렌터카 업계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포석에 불과했다는 것. 그는 "2년간 발품 팔면서 씨앗을 뿌렸다면, 이제 수확을 할 때"라며 "올해부터 매출을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보험-렌터카 업계서 ‘렌카’로 명성 구축
▲렌카 앱 이미지. (사진=렌카) |
곽 대표는 "PC 앞에서 일일이 팩스를 전송하고, 또 보험사에서 자사 양식에 맞게 정보를 재타이핑하는 업무 프로세스에 노출돼 보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며 "시대가 어느 때인데 이렇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나?"란 불만 아닌 불만에서부터 ‘렌카폼’이 탄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업 초기, 곽 대표는 확신이 있었다. 실제 경험이 반영된 서비스인 만큼 업계에서 각광받을 자신이 있었고, 무엇보다 10년이란 세월 동안 연락하며 지냈던 보험사 직원 3000명이 인맥이자 자산으로 활용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냉혹했다. 스타트업이 거대 보험사에 서비스 제의를 한다는 것, 나아가 계약을 성사시키는 것은 가히 ‘하늘에 별 따기’와도 같았다. 그는 "좋은 프로그램인 것은 알겠지만 작은 스타트업으로 한계가 명확했다. 3명이서 만든 회사에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하니 무시하는 분위기가 팽배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곽 대표는 보험사와 렌터카 업체 양쪽에 모두 이득을 가져다주는 앱을 개발, 우선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고심 끝에 나온 결과물은 보험대차 렌터카 O2O 플랫폼 ‘렌카’. 렌터카를 역경매로 예약하는 방식으로 평균 요금의 20%가 할인되는 효과를 구현해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손해율을 절감할 수 있게 된 셈. 렌터카 업체 역시 차량 회전율과 계약 자체가 늘어나 수익성이 향상됐다.
◇ 보험업계 앱스토어 꿈꾸는 ‘렌카폼’
▲곽권일 렌카 대표. (사진=에너지경제) |
‘렌카폼’은 차 사고가 났을 경우, 수리 기간 동안 렌터카 업체와 보험사가 수 차례 치러야 하는 서류 교환 과정을 단 한 번에 해결하도록 도와준다. 보험사 전산에서 ‘렌트 요청’을 누르기만 하면 배차, 반납, 보험금 청구 및 지급까지 전화 한 통 없이 처리된다. 대형 보험사 자체 전산(기간계)에 직접 연동해 사업을 구상·운영한 스타트업은 렌카가 최초다.
3월 말 기준으로 렌카는 메리츠화재·흥국화재,KB손해보험과 기간계 전산망 연동을 완료한 상태이며, AXA손해보험외 다른 보험사와도 조만간 전산망 연동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렌카는 보험사와 구축한 전산 시스템을 바탕으로 향후 보상시스템 플랫폼화 전략을 추진할 방침이다. 자동차보험 관련 스타트업과 협력해 제공 서비스 및 사업을 다각화하는 한편 연동체계를 한층 공고히 다져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곽 대표는 "이제 렌카는 보상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기본 세팅(기간계 연동)이 마무리됐다"며 "렌카를 애플의 앱스토어 같은 플랫폼으로 구현해 스타트업들이 보험사와 연계 사업을 제안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중고차 시세, 부품 공급, 차 수리, 재생부품기기 등 다양한 업종에서 굉장한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스타트업을 일군 분들 가운데 분명 보험사와 연관 사업을 진행하고 싶은 곳이 있을 것"이라며 "렌카는 그런 분들과 함께 협업하는 방식으로 커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