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그래서 망했다" 한국당, 드루킹 댓글조작 총공세…靑은 선긋기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4.16 15: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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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 당원의 인터넷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집중적으로 때리며, ‘윗선’ 연루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이미 연루 의혹이 제기된 민주당 김경수 의원을 뛰어넘어 청와대 핵심 관계자까지도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특검을 통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한국당이 16일 원내대책회의를 개최한 국회 본관 228호 회의실에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라고 적힌 뒷걸개가 걸렸다.

한국당이 이례적이고 자학적인 수위의 자성 메시지를 내면서까지 대여공세에 나선 것은 이번 여론조작 사건에 ‘윗선’이 연루된 정황이 밝혀질 경우,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파괴력이 상당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이 드루킹 사건을 단순히 과대망상에 빠진 개인의 일탈로 몰고 가려는 것은 음모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이 사건은 권력이 개입된 정권 차원의 게이트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전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일각에서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 이름까지 거론되고 있다"며 "청와대와 집권당이 조직적으로 연루됐을 정황이 포착된 이 사건을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없다"고 했었다.

이날 원내지도부의 회의 메시지는 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여론조작 연루 의혹에 집중됐다.

김 원내대표는 "인터넷에서 댓글 몇천 개를 달고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최순실도 울고 갈 국기 문란"이라면서 "한국당은 지체 없이 특검으로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명명백백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경찰이 이미 지난 3주간 수사를 진행한 만큼 중간수사결과라도 발표해야 한다"면서 "지난 3주간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벌어준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의원총회 참석한 자유한국당 의원들<YONHAP NO-2976>

한국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그 자리에서 ‘민주당원 댓글 여론조작 의혹’에 대한 특검 실시를 당론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한국당은 김영우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민주당원 댓글조작 진상조사단’을 띄우고 홍철호·박성중·성일종·송희경·신보라·최교일 의원 및 외부 전문가 중심으로 단원을 꾸린 상태다.

이들은 당장 이날 오전 서울지방경찰청을 항의 방문해 경찰의 중간 수사발표 등을 촉구한다.

김영우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결자해지 차원에서 스스로 모든 것을 밝혀야 함에도 오히려 지금 증거가 인멸되고 있다"면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질 수밖에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증거 인멸 및 수사방해 여부 △김 의원과 드루킹 간의 문자 메시지 교류 여부 △지난 대선 당시 매크로 불법활동 여부 등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홍문표 사무총장도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식으로 대응한다면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라며 "자진해 국민에게 실토하는 것만이 민주당이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이번 사건은 (과거 보수정권의) 국정원 댓글 사건에 버금가는 국기 문란 행위이자 민심을 조작한 희대의 여론조작 사건"이라고 높게 비난했다.

김경수, '민주당원 댓글공작' 연루의혹 반박<YONHAP NO-5601>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당원 댓글공작’에 연루됐다는 한 매체 보도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한편, 청와대는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된 민주당원 김모(필명 드루킹)씨의 여권 핵심 인사와의 연루 의혹까지 제기되자 말을 아끼면서도 청와대와 무관한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해당 언론 보도에 대한 보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언론의) 보도에 대한 보고만 있었고 논의는 없었다"며 "청와대가 논의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대선을 전후해서도 김씨가 문재인 캠프 및 여권 인사들과 접촉하려 했던 의혹이 제기되는 데 대해서 이 관계자는 "캠프 때 일은 당에서 조사해야 한다"며 "청와대가 조사할 사건은 정부가 출범한 이후 공직자로서 어떤 비위가 있었는가를 조사하는 것으로, 경계선을 정확하게 지켰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자꾸 오버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청와대가 이 사건을 공식 규정한 바는 없지만 김씨 구속은 인터넷 댓글 생성 프로그램인 ‘매크로’를 활용해 댓글을 조작했다는 개인 범죄에 불과한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입장과 달라보이지 않는다.

청와대의 이 같은 ‘로키’ 대응은 이 사안 자체가 청와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는 판단도 있지만 김씨 비위 사실 이외에는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만큼 일일이 대응했다가는 자칫 야당의 공세에 말려들 수도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청와대 내에서는 이 사안을 두고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6월 지방선거에서 경남지사에 출마하는 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자 다소 곤혹스러운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일단 김 의원에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씨의 인사 청탁과 관련해 청와대가 사전 인지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했다. 김씨가 김 의원에게 청와대 행정관 자리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14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씨가) 자발적으로 돕겠다더니 뒤늦게 무리한 대가를 요구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반감을 품고 불법적으로 ‘매크로’를 사용해 악의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게 사태의 본질"이라며 "사실이 아닌 내용이 무책임하게 보도된 데 대해 대단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 사건이 불거진 직후 이재명 전 성남시장과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미키루크’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이상호 전문건설공제조합 상임감사 등 여권 인사의 ‘드루킹 피해 증언’이 잇따르는 상황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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