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문 파워블로거 ‘드루킹’...조직적 댓글 여론몰이했나?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4.16 18: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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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의 한 출판사의 문이 굳게 잠겨 있다.파주출판단지 안에 위치한 이곳은 더불어민주당 당원 댓글조작 사건 현장으로 사용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친노친문 파워블로거 ‘드루킹’으로 활동한 김모(48·구속)씨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그가 포털사이트에 실린 기사 댓글에 조직적으로 ‘작업’을 하며 영향을 미치려 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16일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김씨 등 민주당원 3명은 1월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결정 관련 네이버 기사에 달린 정부 비판성 댓글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 600여개의 ‘공감 클릭’을 해 여론조작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이 확인한 범죄 사실은 현재까지 이 한 건뿐이지만 김씨 등이 조직적으로 포털기사 댓글에 영향을 미치려 한 정황은 이보다 훨씬 전부터 여러 군데에서 발견된다.

우선 김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선플 활동을 해왔다"고 진술했다. 구체적인 방법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포털기사 댓글 여론을 인위적으로 만들려 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경찰 수사에서 시점·기간이 특정되지 않았지만, 김씨가 주도한 ‘경제적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한 회원이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익명 인터뷰에서 "모임 차원의 댓글 작업은 대선 때 전후로 (했다)"라고 말한 점으로 미뤄 지난해 5월 19대 대선 전후에 ‘작업’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이런 활동은 대선 직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한 차례 포착된 바 있다.

김씨가 공동대표로 있는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서 불법선거운동이 이뤄진다는 제보를 받은 선관위는 해당 건물의 특정 IP에서 조직적인 댓글 작업 등이 벌어진 정황을 확인했다.

선관위는 강제수사권이 없어 5월 5일 이들을 검찰에 수사 의뢰 했지만, 검찰은 경공모가 선거운동을 위한 단체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댓글 작업이 매우 조직적으로, 특히 대규모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대목도 있다.

작업은 김씨가 ‘산채’로 부른 출판사 1층의 회원제 카페에서 매뉴얼까지 만들어놓고 극도의 보안 속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매뉴얼에는 ‘산채 방문 시 보안 USB를 하나씩 드릴 예정’, ‘크롬 시크릿모드 창과 텔레그램만을 사용’ 등의 지침이 포함돼 있다. 경찰은 이 매뉴얼을 구속된 김씨 등 3명 외에 다른 공범이 작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지난달 22일 파주 출판사 사무실과 구속된 3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결과 휴대전화 170여대가 발견된 점도 조직적인 댓글 작업 정황이 있었음을 추정케 한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많은 휴대전화가 보안이 철저한 포털사이트에 댓글 작업을 용이하게 하는 데 쓰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씨가 김경수 민주당 의원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에서는 댓글 작업이 다량의 포털 기사를 대상으로 이뤄진 정황이 있다.

김씨는 올해 3월 3일부터 20일까지 18일간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을 통해 김 의원에게 155건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메시지 한 건에 기사의 인터넷 주소(URL)이 수십개씩 총 3천여개가 담겨 있었다. 해당 기사들은 모두 메시지를 보낼 당시에 생산된 것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김씨가 김 의원에게 보낸 기사들을 상대로 모두 댓글에 작업을 한 것이라면 엄청난 규모로 작업이 이뤄졌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한 달에 4천건이 넘는 기사 댓글에 작업을 벌인 셈이다. 다만 김 의원은 해당 비밀 대화방의 메시지를 단 한 차례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올해 1월 17일 이전이나 이후에 김씨 등이 벌인 활동에 대해서도 범죄로 특정할 부분이 있는지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사법처리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씨 등이 특정 정파를 위해 조직적으로 여론몰이 활동을 한 점이 확인되더라도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가 없는 일반인인 만큼 이들의 행위를 ‘범죄’로 보기 어렵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 댓글 사건은 기본적으로 국가기관이 개입한 사안이어서 이번 사건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라면서 "일반인의 경우 집단적으로 댓글을 달았다고 하더라도 매크로 사용, 아이디 도용 등 부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수사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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