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소.(사진=에너지경제DB) |
[에너지경제신문 정종오 기자] 영국이 새로운 도전에 나섰습니다. 최근 영국에서 석탄 발전 도움 없이 신재생, 가스, 원자력만으로 3일 동안 전력을 공급하는 신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지난해 영국은 24시간 동안 이 같은 기록을 세운 바 있습니다. 올해 4월21일 오전 10시부터 24일 오전 10시까지 영국 전력 현황을 보면 가스 30.3%, 풍력 24.9%, 원자력 23.3%, 수입과 바이오매스 15.3%, 태양광 6.2%를 기록했습니다. 3일 동안 석탄 발전 없이 전력을 공급해 영국 내에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가디언 지는 이 같은 내용을 주요 기사로 보도하면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석탄 발전의 급격한 감소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석탄은 19세기 이래 영국에서 중요한 에너지원이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지난해(24시간)에 이어 올해(72시간) 석탄을 이용하지 않고 전체 전력을 충당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석탄이 사용되지 않았을 때 영국에서 3분의1 정도는 가스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았습니다. 이어 풍력에서 4분의1, 원자력을 통해 4분의1의 전력을 생산했습니다. 나머지는 영국 북요크셔에 있는 드락스(Drax) 발전소에서의 바이오매스, 프랑스와 네덜란드로부터의 수입한 에너지와 태양광을 이용했습니다.
2월과 3월에는 석탄 발전소가 운영됐습니다. 이는 당시 추운 날씨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가스 수용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올랐고 이 때문에 석탄발전소를 가동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4월 들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전력 수요가 낮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석탄발전 없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으로 전력을 감당하는데 문제가 없었습니다. 올해 여름 영국의 경우 전력 수요가 지난해 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최저 17기가와트(GW)에서 최대 33.7GW로 전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석탄 발전 없는 기록이 더 많이 세워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국 비영리 연구기관인 ‘에너지와 기후정보 분석원(Energy and Climate Intelligence Unit, ECIU)’의 조나단 마샬(Jonathan Marshall) 분석가는 "영국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어나면서 앞으로 이 같은 기록은 자주 깨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기록은 지난 10~20년 동안 노력한 결과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이 같은 흐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만약 이 흐름이 가스 중심으로 간다면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앤드류 크로스랜드(Andrew Crossland) 에너지 전문가는 "가스는 국제 가스 시장과 연동되면서 가격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이는 전기요금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탄소세, 낮은 가스 가격,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으로 현재 영국에서 석탄발전소는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2025년 10월에 석탄발전소를 완전 중단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2명의 석탄발전소 소유주는 "올해 발전소 문을 닫을 것"이라고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 영국은 드락스 발전소를 비롯해 6개의 석탄 발전소가 있습니다. 이들 발전소 모두 2025년 이전에 석탄 발전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