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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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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vs농림부, 태양광 두고 갑론을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4.26 16:25

-박정 더불어민주당, 정운찬 바른미래당 의원 주최 세미나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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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동발전이 2017 협업과제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사진은 협업과제로 추진한 주민참여 영농형 태양광 설치모습. 논에 태양광을 설치해 벼농사와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사진=남동발전)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정 기자] 농지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것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남동발전 공동주최로 국회에서 ‘영농형 태양광 농가발전소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농업진흥지역은 농지를 해당 용도대로 활용하는 것을 최우선의 목적으로 한다"며 "다만 비진흥구역에서의 태양광 활용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농지 이용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농식품부는 "농지에 태양광 사업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그 밑에 어떤 작물을 심든 결과적으로는 해당 땅의 주 용도가 태양광 발전사업 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라며 "태양광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비우량 농지가 있는데 굳이 우량농지에 태양광 보급을 해야만 하는 것에 의문이 든다"고 반문했다. ‘태양광’ VS ‘절대농지해제’ 구도로 사안을 바라보는 것은 농업과 식량안보를 보호해야 하는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관점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우량농지 이용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산업부는 "식량안보 등을 고려하는 농식품부의 가치를 존중한다"면서도 "우량 농지가 보전돼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영농형 태양광이 들어섬으로써 우량농지가 더 보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영농형태양광이라는 자체가 농사와 태양광 설치를 병행하는 것이라는 논리이다. 우량농지 보전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더라도 농사만 짓는 것 보다는 태양광을 병행하는 게 더 경제적이라고 산업부는 맞섰다.

이어 "농식품부가 농업진흥구역에서 태양광 보급이 어렵다고 판단한다면 농지 이용에 관한 국민 간 토론이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농식품부 입장대로 농업진흥구역 이외의 농지(이전의 상대농지)에서 태양광 사업을 한다고 해도 지금으로선 농지에서 잡종지로 농지전용을 해야 하는 상태이고 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선 제도 수정과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사와 태양광 설치가 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부처 간 입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불거진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쌀 생산량이 많아 지난해 3모작을 하는 베트남에 쌀을 원조했을 정도"라며 "농식품부 입장에서도 쌀농사를 짓는 부지는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줄여야 하는 부지를 대상으로 태양광발전을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부담이 없다"며 "위에는 태양광 설치를 하고 아래에서는 농사를 짓는 등 함께 하는 방향의 모델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실제 남동발전이 이 같은 ‘주민참여 영농형 태양광발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참여 영농형 태양광’이란 기존 농지상부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해 기존의 농사를 그대로 지으면서 태양광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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