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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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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View] 전세계 재생에너지 일자리 '1천만'시대...한국은 8100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5.11 12:14

中, 94조 투자 53GW 신규설비, 작년 337만개 일자리 증가분 중 3분의 2 집중
美, 친화석 정책에 고용 한파...3.8% 줄며 통계이래 첫 감소
韓, 재생에너지 비중 7% 불과 OECD 35개국 중 최하위 수준

▲(그래픽=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발(發) 강력한 역풍에도 전세계 재생에너지 분야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시작으로, 수입산 태양광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신재생에너지 분야 보조금을 삭감하는 등 재생에너지 때리기에 나섰다. 그러나 전세계 재생에너지 분야의 일자리가 처음으로 1000만개를 넘어서며 관련 분야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 믹스에서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는 여전히 주 연료 공급원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화석연료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별로는 태양광 분야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으며, 전세계 태양광 분야 일자리 10개 중 6.5개는 중국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한국의 태양광 발전 신규 고용은 8100개에 그쳤다.

IRENA가 8일(현지시각)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제15차 이사회에서 발표한 ‘재생에너지와 일자리-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부문에 고용된 총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1030만 명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만 세계적으로 50만 개 이상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1.1%의 성장률을 보인 2016년 대비 성장 속도도 빨라졌다. 특히, 태양광 발전 사업은 337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재생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뒀다. 지역 별로는 아시아와 중국의 강력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아드난 Z.아민 IRENA 사무총장은 "일자리 증가는 재생에너지가 세계 각국의 저탄소 경제성장에서 기둥 구실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28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시장으로는 전세계 중국, 브라질, 미국, 인도, 독일, 일본이 꼽혔다. IRENA에 따르면, 전체 재생에너지 관련 일자리 중 60%가 아시아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전 세계 일자리의 43%를 차지했는데, 태양열 냉난방 분야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3%에 달했다. 태양광 섹터는 66%, 풍력 발전 분야는 44% 미만에 머물렀다.

아민 국장은 "이번에 발표한 일자리 데이터는 세계 에너지 시스템의 탈탄소화가 세계 경제를 성장시키고, 2050년까지 28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IRENA의 분석에 근거를 더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양광 발전 산업이 재생에너지 고용을 주도하고 있었다. 2017년 태양광 분야 일자리는 8.7% 늘어난 337만개에 육박했다. 이는 태양광 신규 설치용량이 2016년 73GW에서 2017년 94GW로 급증하며 최고치를 경신한 데 힘입은 것이다.

태양광 분야의 일자리는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는데, 그 중에서도 중국이 전세계 태양광 발전 부문 고용의 65%를 차지했다.


바이오연료 분야의 고용 역시 주요 생산업체들이 에탄올과 바이오 디젤 생산을 확대한 데 힘입어 193만개로 12% 증가했다. 브라질, 미국, 유럽연합, 남미 국가들이 창출한 일자리가 많았으며, 최대 바이오연료 시장 브라질의 비중이 41%로 압도적이었다.

전세계 풍력 에너지 부문의 고용은 0.6% 감소한 115만 개로 나타났다. 지난 해 신규 설치용량 성장속도가 둔화된 탓이다. 풍력 발전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중국 역시 태양광 부문의 증가율이 더 두드러졌다. 세계적인 추세와는 반대로, 지난해 미국 내 풍력 부문 일자리는 3% 늘어난 10만 5000개로 집계됐다.

미국에서는 태양광과 풍력이 재생에너지 고용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친(親)화석연료 정책의 흐름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다. 태양광 재단의 가장 최근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25만271명의 미국인이 태양광 분야에 근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대비 3.8%(9800개) 줄어든 것으로, 지난 2010년 퍼스트 솔라 일자리 통계를 발표한 이래 처음으로 태양광 분야 일자리가 감소했다.

태양에너지산업협회(SEIA)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태양광 셀과 패널에 30%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게 되면, 2019년 미국 내에서 2만3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결과를 낳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IRENA는 태양전지 같은 경우, 연간 2.5GW까지 관세를 면제하고 있어 충격은 완화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풍력에너지협회(AWEA)는 "지난 해 미국 풍력 섹터의 고용은 9% 성장했고, 신규 설치용량은 7GW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풍력산업의 중심지 텍사스에서 지난 해 신규 설치된 풍력 용량은 2만2799MW에 달했으며, 2만4000명의 인력이 추가고용됐다고 AWEA는 덧붙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해 미 전역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한 발전량은 감소하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7년에도 풍력과 태양광의 성장세가 이어졌다. 미국 전력 믹스에서 풍력과 유틸리티 규모 태양광의 점유율은 각각 6.3%, 1.3%로 기록을 경신했다. EIA는 2019년 재생에너지 전력발전에서 풍력이 수력발전을 능가하는 주 발전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와 내년, 최근 몇 년간과 비슷한 속도로 신규 풍력 용량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EIA는 미국 유틸리티 규모 발전에서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 6.3%에서 2018년 6.4%, 2019년 6.9%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태양광 분야에서 81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그쳤다. 정부는 현재 7%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높이는 것으로 목표로 재생에너지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업계 전문가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일자리가 과소 평가된 면이 있지만,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최하위인 것은 사실"이라며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효과가 큰 재생에너지 분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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