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유라의 눈] "삼성그룹 펀드 수익률 회복이요? 정부에 물어보세요"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18.05.14 06:5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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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부 나유라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가 합심해서 삼성을 때리는 이상 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펀드 수익률이 언제 회복할지는 정부에 물어보는 게 더 빠를 것 같아요."

최근 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이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를 묻는 질문에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부에 물어보는 게 나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에 투자하는 삼성그룹주 펀드가 극심한 환매와 수익률 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1개월 수익률은 -1.6%로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0.3%를 하회했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가 -1.4%의 수익률로 고전할 때도 2.2%의 성과를 내며 기세등등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 펀드에서는 최근 1개월간 880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들의 1분기 영업이익이 두 자리 수 이상 증가했지만 주가는 연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적 호조가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재벌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전방위적으로 삼성그룹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시민단체는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해 삼성그룹 전체를 재수사 해달라고 고발했고, 국토교통부는 에버랜드 표준지 공시지가 급등 의혹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삼성생명에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할 방안을 스스로 찾아라"고 연일 압박했다. 금융감독원은 2년 전만 해도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 결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지난 1일에는 회계처리에 위반이 있었다며 말을 바꿨다.

정부가 삼성그룹 계열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면서 계열사들 주가는 크게 출렁였다. 정부의 이같은 태도가 삼성그룹 계열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나쁜 기업’이라고 낙인을 찍어버린 이상 투자심리도 위축될 수 밖에 없다.

삼성 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미래에셋그룹을 둘러싼 금융당국의 압박도 거세다. 지난달 25일 금융감독원이 금융그룹 리스크와 관련해 공개한 사례 9가지 가운데 6개가 미래에셋그룹이었다. 일례로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의 자사주 맞교환은 실제 쓸 수 없는 돈이 자본으로 잡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를 자본규제에 반영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공정위는 작년 하반기부터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장기투자하고 있다는 한 전문투자자는 "아무래도 미래에셋은 정부 눈 밖에 난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물론 잘못된 것을 이제라도 바로 잡으려는 정부의 행동을 무조건 비판하는 것도 올바른 태도는 아니다. 그러나 정부가 특정 기업을 ‘나쁜 기업’이라고 손가락질하며 필요 이상으로 ‘압박’하는 것은 해당 기업뿐 아니라 그 기업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에게도 피해를 준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적당한 당근과 채찍을 같이 병행하면 기업, 정부, 투자자, 나아가 대한민국이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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