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한국정부가 암호화폐 연착륙 유도하려면

에너지경제 ekn@ekn.kr 2018.05.14 13:3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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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택 파트너 플릭파트너스

▲플릭파트너스 김승택 파트너


암호화폐 시장의 하루는 주식 시장의 1년과 비슷하다는 말이 있다. 높은 변동성 때문이다. 주식 시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사람일지라도 암호화폐의 등락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야기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화폐로서의 가치에 대한 논쟁도 여기서 시작됐다. 투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를 금과 같은 안전 자산으로 분류하는 반면, 잠재가치를 0원으로 점치는 쪽도 있다. 향후 10배 이상의 가치를 지니게 될 것이라고 장담하는 자칭 전문가들도 있다. 국가간 입장차도 확연하다. 관련 논의도 태부족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지난 3월 G20 정상회담에서 암호화폐 규제 윤곽이 잡힐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관련 논의는 7월 G20 정상회담으로 연기됐다.

한 발 앞서 비트코인 관련 법안을 마련한 곳도 있었다. 지난 2014년 1월 벤자민 로스키 뉴욕주 금융감독청(DFS) 국장은 공청회를 열고, 암호화폐 관련 사업자에게 ‘비트라이센스(BitLicense)’를 발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비트라이센스는 암호화폐 거래와 관련된 전자보안 및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돈세탁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안이다. 이후 뉴욕주는 수개월의 의견 수렴 기간을 거쳐 2015년 6월 비트라이센스를 발효했지만 초기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이에 반발해 몇몇 거래소가 뉴욕시민의 암호화폐 거래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한국 정부의 대처는 어떠했을까. 현재 한국 암호화폐 시장의 세 가지 키워드는 ‘금지, 폐쇄, 규제’다. 지난해 9월 한국 정부는 국내 ICO(Initial Coin Offering)를 금지했다. 그로부터 4개월 후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거래소 폐쇄’를 언급했다. 정책기조의 초점이 ‘전방위적인 규제’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암호화폐 과열 현상이 지속되자 국무조정실에서도 범정부 가상화폐 TF를 발족시켰지만 현재로선 사실상 빈손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1월 가상화폐 TF를 발족시켰지만 회의 한 번 없었다. 관련 대책도 아직까지 0건이다. 가상화폐 열기가 수그러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블록체인 관련 산업 활성화, 개인 투자자 보호, 탈세 및 불법행위 근절 등은 기대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투자자들은 별다른 보호장치도 없이 규제의 사각지대에 몰려 납세의 의무만 지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해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다. 세계 전쟁사(史)에서 화약과 총포의 발명은 인류 전쟁의 양상을 뒤집어 놓은 혁신이었다. 이것의 발명은 15세기부터 유럽이 전 세계를 앞다퉈 지배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아이러니하게도 최초의 화약은 9세기경 중국에서 발명됐다. 심지어 중국의 화학자들은 12~13세기경 초석의 함유량에 따라 화약이 연소되는 것뿐만 아니라 폭발할 수도 있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그러나 오히려 이에 열광한 것은 유럽이었다. 14세기 초 이탈리아에서는 화약과 총포가 전파된 지 5년만에 도시간 전투에서 대포를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에서 발명된 신기술(화약과 총포)에 열광했던 유럽인들이 세계를 집어삼킬 수 있었던 것이다.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워서도 안되고, 소 잃고 외양간을 고쳐서도 안된다. 21세기의 개방은 구한말 문호개방처럼 강제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충분히 자발적 탐구와 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수 있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한국의 열기는 이미 글로벌 암호화폐 생태계를 주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 다만, 과열을 잠재우고 열기를 온전한 곳으로 사용할 방법이 필요할 뿐이다. 한국 정부가 떼운 군불이 암호화폐의 연착륙에 밑거름이라도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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