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이유민 기자] 차기 대구은행장 선정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공석이었던 DGB금융지주의 회장직 역시 김태오 전 하나생명 사장으로 내정되며 DGB금융의 대구은행이 다시 한 번 순항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15일 대구은행에 따르면 오는 18일 심층 면접 후 최종 차기 대구은행장 후보가 내정될 전망이다. 대구은행이 밝힌 차기 은행장 후보 2명은 김경룡 후보자와 박명흠 후보자다.
먼저 김경룡 후보자는 1960년 경부 경주 출생으로 영남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79년부터 대구은행에 입행한 ‘전통 대구은행맨’이다. 김 후보자는 대구은행 지점 영업부장, 경북본부장 등을 거친 후 2015년 DGB금융지주 준법감시인과 DGB경제영구소장을 지내고 2017년부터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최근에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비자금 조성, 신입 행원 채용 비리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공석이었던 DGB금융지주의 회장직무대행을 맡기도 했다.
DGB금융지주 회장직무대행을 맡았던 김경룡 후보자에 대해 일각에서는 DGB금융지주 회장직 지원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었지만, 그는 지주 회장직이 아닌 행장직에만 지원하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업계의 관계자는 "김 후보자가 대행을 맡고 있던 회장직이 아닌 행장직에만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의 정확한 의중은 알 수 없지만, 대구은행장으로서의 목표와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후보자는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을 맡은 박명흠 후보자다. 그 역시 1960년 서울 출생으로 영남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한 후 1985년 대구은행에 입행했다. 2017년부터는 대구은행 부행장으로 마케팅본부와 서울본부를 이끌었으며 최근에는 대구은행장 직무대행을 수행하며 오너 리스크로 휘청했던 대구은행을 묵묵히 지켰다.
두 후보자는 공통적으로 현재 DGB금융의 수장 직무대행을 맡았고, 대구은행 실무 영업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능력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된 인물들인 만큼 이전 대구은행장이었던 박인규 회장과 같은 오너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인성적인 평가가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와 관련해 대구은행 관계자는 "행장 선임에 관한 부분은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도 "다만 기본적으로 최고경영자로서의 자격요건에는 인성, 자질, 도덕성, 윤리, 책임의식 등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인성적인 부분 역시 행장 선출에 중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실적발표에서 대구은행은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던 부산은행을 꺾고 지방은행 당기순이익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이후 오너리스크 등 대외 경영환경의 악화로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한 955억원을 기록했음에도 다시 2위 자리를 지키는 데 그쳤다.
업계의 관계자는 "대구은행은 지속적인 실적 개선을 이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은 지방은행 순위 1위 탈환 등 지표적인 개선보다는 각종 사건으로 악화됐던 대구은행의 이미지 제고에 노력하는 방향의 경영 활동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