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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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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9주년-특별 인터뷰] 조현수 한화큐셀 사장 "獨 태양광 기업 인수, 기술력 세계 최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5.25 13:28

▲조현수 한화큐셀코리아 사장이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정종오 기자] "태양광 사업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를 꼽으라면 기술력, 수용력, 사후관리 능력을 꼽고 싶다. 한화큐셀은 이 같은 세 가지 경쟁력을 통해 앞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이끌 것이다."

조현수 한화큐셀코리아 사장은 지난 5월1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창간 기념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태양광 모듈의 기술력, 주민과 함께 이끄는 수용력, 여기에 태양광을 설치한 이후 적극적 사후관리까지 ‘태양광 토털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다짐이다. 조 사장은 "태양광은 한 번 설치하고 몇 년 사용하다가 폐기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값싼 중국 제품으로 인해 그동안 태양광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나쁘다는 점을 지적했다.

25년 동안 품질을 보증하는 것도 한화큐셀의 강점 중 하나이다. 조 사장은 "25년 동안 품질을 보증하는 한화큐셀과 달리 중국 업체들은 값싼 모듈을 설치하고 책임지지 않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하소연할 곳이 없었다"며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태양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생기고 악순환이 반복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업성이 뛰어나고 사후관리(AS)도 좋은 국내 제품을 이용한다면 인식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 지원 정책도 앞으로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 사장은 "무엇보다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며 "기업이 연구개발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정부출연연구소와 공동연구를 통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한 에너지 협력에 대해서 조 사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 기반의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오프그리드 개념으로 분산발전을 진행하는 게 한 방법"이라고 내다봤다.

조 사장은 한화케미칼에 근무하다 2016년 10월 한화큐셀에 합류했다. 지난해 6월부터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최근 특허청 자료에서 인공지능과 신재생에너지를 결합한 스마트그리드에 대한 내용이 언급됐다. 한화큐셀이 태양광 모듈업계를 이끄는 기업이란 언급이 있었다.

한화가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던 2000년대 후반에는 국내 시장이 크지 않았다. 초기에는 글로벌 시장을 보고 사업을 시작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한 후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 한화큐셀의 경쟁력을 꼽는다면.

높은 품질이다. 한화큐셀은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중국 솔라펀을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기업들이 원가에 많은 신경을 쓴다. 한화큐셀 역시 원가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화큐셀은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셀 기술을 가진 독일의 큐셀을 인수했다. 이를 통해 높은 품질과 기술력을 확보했다. 인수합병(M&A)과 시너지 창출 방안에 대한 빠른 의사결정이 뒷받침됐고 원가와 품질이라는 기본을 지킬 수 있었다.


△ 시공업체나 소규모 업체들은 한화큐셀의 품질은 인정하면서 원가는 비싸다고 말하는데.

중국 업체들에 비해 가격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중국 업체들이 낮은 품질의 남는 재고를 국내 시장에 싸게 공급하기 때문이다. 25년 동안 품질을 보증하는 한화큐셀과 달리 중국 업체들은 값싼 모듈을 설치하고 책임지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하소연할 곳이 없다. 고객 입장에서 본다면 국내 기업 제품을 찾는 것이 AS 면에서도 좋다고 생각한다.



△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지원이 많고 내수시장이 크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화큐셀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안이 궁금하다.

원가절감과 품질 향상은 대단히 이율배반적이다. 한화큐셀은 우수한 R&D 역량을 바탕으로 두 가지 모두를 실현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한국 내의 기술도 있는데 독일 큐셀의 원천기술을 모두 가지고 있다. 원가와 품질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현 정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태양광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됐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3020을 통해 목표를 명확히 설정했다. 지난해에는 작지만 20년 동안 고정적 보조를 시행하기도 했다. 중국만큼의 지원이 이뤄지려면 태양광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미국은 약 20% 이상의 투자세액 공제를 실시한다. 우리나라는 기껏해야 1% 정도이다. 기업을 육성하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투자세액 공제를 확대 실시해야 한다. 태양광 산업 발전을 위해 적극적 R&D 지원도 필요하다.


△ R&D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인가.

대규모 R&D에는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의 비용이 필요하다. 정부출연연구소 공동연구와 같이 기금을 보전 받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연구 성과에 따라 좋은 제품이 출시되면 기업이 홀로 시장을 형성하기 어렵다. 국가적 이익을 생각해 정부가 제품을 시장에 적용하기 위해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


△ 태양광에 대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은데.

가장 큰 어려움은 지방정부에서 말하는 도로와 이격거리이다. 최근 많은 언론에서 태양광은 난개발이라는 비판을 한다. 이 같은 배경에는 규제가 한 몫하고 있다. 도로에서 몇 km씩 떨어져야 한다는 이격거리로 인해 태양광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같은 규제를 완화하면 국내에 설치 가능한 면적도 넓어지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미적인 시스템이 갖춰질 수 있다.


△ 태양광 사업은 주민 수용성이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한화큐셀은 주택 지붕에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사실 큰 수익이 남는 사업이 아니다. 태양광 인식 개선을 위한 마케팅 측면에서 실시하고 있다. 시공할 때 작은 것 하나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고 실제 사례를 통해 태양광 사업이 높은 경제성을 가진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한화큐셀은 서울머니쇼에 참가해 재테크 수단으로서 개인 태양광 발전사업을 소개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였다.


△ 한화큐셀의 연간 모듈 생산능력이 8기가와트(GW)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2040년에는 태양광에너지가 전 세계 발전량의 15%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있는데.

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전적으로 믿고 있다. 해당 정책이 태양광과 풍력 산업의 기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3020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31GW의 태양광 설비가 신규로 설치돼야 한다. 시간이 갈수록 태양광 설치 비중을 늘어날 것이다. 한화큐셀은 연간 8GW의 모듈 생산 능력이 있다. 2040년 전 세계 발전량의 15%를 차지하는 태양광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 한화는 태양광 사업의 수직계열화가 장점으로 분석된다.

태양광 산업만 볼 때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한화첨단소재는 태양광 소재를, 한화기계에서는 공장 설비를 공급한다. 각 계열사가 협력하면서 기술적 노하우를 보전할 수 있다. 언제든 원료 공급이 가능하다. 제품 변경에 대해 빠르게 대응하며 원가절감이 이뤄진다. 수직계열화를 에너지 산업으로 볼 때 한화큐셀은 모듈을 만들고 시공한다. 한화솔라파워가 민자발전사업(IPP)을 통해 개발한다. 이후 한화에너지가 운영과 유지보수(O&M)를 담당한다. 이렇게 전력사업에서 수직계열화를 달성하고 금융과 연계해 저금리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도와 사업주들에게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 정부의 지원정책과 규제완화에 대한 주문이 있다면.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외국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격거리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 이 부분이 활성화되면 수용성이나 시장 확장성에 있어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국토 안보문제로 인해 새만금 같은 매립지가 계속해서 생기는데 이러한 공간이 장기간 유휴부지로 놀고 있다. 이곳에는 대규모 공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정부에서 규제완화 등을 통해 태양광 산업을 육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태양광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진다. 이 같은 간헐성에 문제로 지적된다.

기본적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 특히 ESS에 태양광에 적합한 소프트웨어 탑재를 생각하고 있다. 기존 ESS 기능에 더해 태양광 발전사업에서 더 활약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ESS 기술력이 발전하고 저장 능력이 확대되면 간헐성 문제 또한 많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4·27 남북한 정상의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협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도 많은 교류가 예상되는데.

남북한 에너지 협력은 우리에게도 하나의 비즈니스 기회라고 생각한다. 북한은 아직 송배전 등 인프라 문제를 가지고 있다. 대규모 변전소 하나를 짓는 데 6년이 걸린다. 북한은 산업화 과정에서 신재생에너지를 늘려가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ESS 기반의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오프그리드 개념으로 분산발전을 진행해야 한다고 본다. 지역별로 필요할 때 변전소를 짓는 게 좋은 방향이라고 판단된다.


△ 태양광은 대규모와 소규모 발전이 있다. 한화큐셀은 두 사업 모두 진행하는지.

물론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1메가와트(MW) 기준으로 대규모와 소규모를 구분한다. 현재 1MW 이하발전이 약 70%를 차지한다. 여전히 대규모 태양광 발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1MW는 면적으로 보면 4000평 정도에 해당된다. 이미 우리나라에 많이 설치됐다. 세계 시장에서는 기준을 달리 적용한다. 중국에서는 대규모 발전을 10MW 이상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재테크 수단으로 태양광 발전소가 인기를 얻고 있는데 한 단지 내에 1MW를 100kW 단위로 나눠 설치해 분양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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