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키움증권 본사.(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키움증권이 하나금융투자의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거래중단 사태를 틈타 해외선물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업계 파장 등을 고려해 해외선물 이벤트를 자제한 것과 상반된 행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3일 해외선물 계좌를 보유한 불특정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해외선물옵션 $2.5 수수료 이벤트 안내’ 광고 문자를 발송했다. 7월 31일까지 해외선물옵션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 혹은 타사의 계좌를 이관하는 고객들에게는 수수료 2.5달러를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지난 23일 키움증권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보낸 문자.(사진=제보자) |
문제는 지난 1일부터 진행 중이던 이벤트를 하나금융투자 거래중지 사태가 발생한 이달 23일부터 대대적으로 마케팅했다는 점이다. 또 키움증권은 23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해외선물옵션 비대면 계좌 개설 고객이 CME, 싱가폴 거래소(SGX), 홍콩증권거래소(HKEX), 유럽파생상품거래소(EUREX),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가운데 USD, HKD, EUR 결제상품을 거래하면 6개월간 수수료를 2.5달러로 할인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하나금융투자의 CME 거래중지 사태를 기회 삼아 신규 고객들을 모집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CME는 지난 22일부터 60일간 하나금융투자를 통한 해외선물, 옵션거래를 중지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주변에서 문자를 받은 사람들이 오히려 당황해했다"며 "아무리 무한경쟁이라지만 동업자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해외선물 이벤트에 대한 마케팅을 자제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역시 이달 24일부터 신규, 휴면고객 가운데 코스피 200 선물 혹은 해외선물옵션을 거래한 이들을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당초 이베스트는 해당 이벤트를 두고 보도자료 배포, 대외활동 등 대대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하나금융투자 사건이 터진 이후 업계 분위기 등을 고려해 홈페이지에만 조용히 공지하기로 내부 방침을 바꿨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관계자는 "해당 이벤트는 약 한 달전부터 계획된 거라서 하나금융투자 사건이 터졌다고 갑자기 취소할 수 없었다"며 "고심 끝에 예정대로 진행하는 대신 마케팅은 가급적 자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측은 "이벤트, 마케팅 등 모든 사안이 하나금융투자 사건 이전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날짜가 우연히 겹쳤을 뿐 의도된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