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리스폰, 휴대폰 가격 인하로 이어질까

이수일 기자 lsi@ekn.kr 2018.06.11 13: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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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충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

노충관 사무총장님 사진

▲노충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


[노충관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사무총장] SK텔레콤이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휴대전화 단말기 리스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단말기 구매 비용이 줄어들고, 자동차처럼 휴대폰도 빌려 쓰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통신유통 종사자의 눈으로 바라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가 단말기를 할부로 구입했을 때 내야 했던 할부 수수료(약 5.9%)를 내지 않아도 되고, 신규 단말기를 리스사와 계약할 때 단말기의 잔존가치를 빼고 매월 임대료를 내면 된다.

소비자의 입장에선 혜택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회사는 수익을 창출하는 집단이다.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은 투자를 통해 수익을 발생시키고, 수익을 펀드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자산운용업을 하는 곳이다. 자선사업을 하는 단체가 아니라는 얘기다. 리스 사업에 뛰어드는 것 역시, 투자에 비해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기존 구매방식보다 한 단계를 더 거치는 리스 사업 방식에서 어떻게 소비자에게 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 수 있는 지 따져봐야 한다.

자급제 단말기 기준으로 유통 흐름은 제조사, 판매점, 고객으로 구성된다. 리스 사업 시에는 여기에 맥쿼리자산운용과 SK텔레콤이 추가된다. 유통 과정이 늘어나면 그에 따라 가격도 높아진다는 것은 아주 기초적인 경제원리다. 단말기를 싸게 구입할 수 있다고 가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유통 종사자의 관점에서 보면 리스 단말기라고 하더라도 대리점을 통해 단말기를 유통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만큼 마진을 어떻게 책정하고, 관리수수료를 대리점이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지 고려해봐야 한다.

업무취급수수료 문제도 생각해야 한다. 현재 이동통신 대리점은 한 시간 이상 소모되는 CS업무의 결과로 1000원 미만의 업무취급수수료를 받고 있다. 리스 업무를 대행하는 과정에서도 소요 시간에 비해 심각하게 부족한 수준의 수수료가 책정된다면 안 된다.

또한 대리점에 리스 단말기를 비치해서 유통할 경우 보증금을 대리점에 부과할 우려가 있다. 보증금의 경우 리스 희망자가 할부수수료 5.9%를 부담하지 않더라도 대리점은 할부수수료에 포함된 보증보험료(2.9%) 수준의 보증금이 발생될 수 있다. 보증금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될 경우 대리점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임대자가 리스 계약 종료 뒤 반납할 경우 잔존가치를 평가 받는데, 휴대전화 관리가 제대로 안 될 경우 등 잔존가치 판단에 대한 책임을 일선 유통점에 떠안길 우려가 있다.

리스 사업을 통한 시장 판도 변화도 생각해야 한다. 휴대전화 단말기 리스 사업이 시장에 끼치는 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자리 수의 적은 점유율일지라도 그만큼 기존 시장의 점유율이 잠식된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기아 상태에 빠져 있다. 이렇게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새로운 유통 채널의 발족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이 유통인들의 솔직한 속마음일 것이다.

리스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현재 유통구조는 바뀌지 않는 수준에서 단말기 자급제와 병행하는 구조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 즉, 수익보다는 판매 채널 확보 차원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 선택권이 늘어난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요소다.

그러나 유통 종사자의 입장에선 리스 사업을 검토중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앞서 언급한 문제점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정책 결정에 반영해야 한다. 또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도입 전 이해당사자 간 충분한 논의와 협의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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