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일의 눈] 통신비와 절감 사이에 낀 ‘정부’

이수일 기자 lsi@ekn.kr 2018.06.11 13: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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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이수일 기자

이수일

[에너지경제신문 이수일 기자] 문재인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가 가계통신비 절감이다. 통신비가 지속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작년 가구당 월 통신비는 2016년(11만 9554원) 보다 15.3%(통계청 기준) 늘어난 13만 7800원으로 집계됐다.

방향은 좋다. 가령 25% 요금할인으로 올해 2조 8100억 원(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준)의 통신비가 절감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데, 20% 요금할인으로 인한 통신비 절감 규모(1조 4900억 원) 보다 1조 3200억 원 늘어난 수준이다.

그러나 과정이 문제다.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애초 문재인 정부가 기본료 폐지 추진에 나섰다가 사실상 실패한 경험이 있다.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라는 이유로 기본료 폐지를 성공하지 못했다. 기본료 폐지 대안으로 제시된 보편요금제도 마찬가지 이유로 저항을 받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선 정부 개입 보다 ‘시장자율경쟁’을 주문하고 있다.

최근 KT가 보편요금제에 준하는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시민단체 일각에선 보편요금제를 도입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이동통신3사는 실적 감소 우려를 잠재우고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반대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선 지극히 정상적인 논리다. 정부의 기대와 정반대의 흐름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다.

성공 사례 보다 실패 사례가 더 부각되고 있는 요즘이다. 자칫 보편요금제마저 실패로 돌아갈 경우 정부가 통신비 절감 방안을 추진할 때마다 ‘인위적인 시장개입’이라는 업체들의 주장이 더욱 거세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정부가 통신비 절감 대책을 추진하면서도 확실한 카드부터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이유다.

단순히 이통3사에게 당근책을 제시해 협조를 이끌어내라는 뜻이 아니다. 통신비 절감이 목표라면 직진 이외에도 ‘좌회전’ ‘우회전’ 등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기본료 폐지’ ‘보편요금제’ 도입이 아닌 통신비 절감 규모를 목표로 정해 접근하는 방법도 고려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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