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LG, CJ도'…이미 시작된 글로벌 M&A 전쟁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2018.06.13 11: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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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세계 일류 기업을 향한 국내 대기업들의 의지가 글로벌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SK는 4조 원 가까이 되는 돈을 투자해 도시바메모리 지분 15%를 획득했고, M&A에 소극적이었던 LG도 자동차 부품 제조회사인 ZKW를 인수하는 데 조 단위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재현 회장의 복귀 이후 유난히 자주 들려오는 CJ그룹의 M&A 소식은 동남아부터 유럽, 미국에 이르기까지 무척이나 글로벌하다.

▲SK하이닉스. (사진=연합)


◇ SK, 목표는 삼성 따라잡기?

주요그룹의 M&A 성과로만 따지자면 SK그룹은 ‘맏형’ 격이다. 과거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고, 최근에는 도시바메모리 인수로 또 한번 ‘뚝심’을 자랑했다. SK는 미래 성장성이 있는 분야라고 판단되면 수조 원을 들여서라도 투자에 나선다. 공교롭게도 최근 SK가 인수한 회사 도시바메모리와 ADT캡스가 삼성에 이어 각 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달 초 SK하이닉스는 도시바메모리(TMC) 지분 인수를 위한 투자금 납입을 마무리 지었다. 도시바메모리는 세계 낸드(NAND)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2위 업체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남는 비휘발성 메모리로 스마트폰 등 각종 전자기기의 데이터 저장장치로 활용된다.

SK하이닉스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도시바메모리에 대한 지분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최태원 SK 회장이 이번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직접 일본을 방문하는 등 총력을 기울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재무적 부담은 직접 지분 참여가 아닌 공동 컨소시움을 구성하는 방식을 통해 낮췄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을 통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에 약 3조9천억 원을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도시바메모리의 지분 15%를 획득했다. 최근 SK텔레콤도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ADT 캡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이 7020억원을 부담하고, 경영권 55%를 가져올 방침이다. ADT캡스는 삼성 에스원에 이어 물리보안 사업 분야에서 국내 2위 기업이다. SK텔레콤은 통신사가 보유한 네트워크 기술과 보안 회사가 보유한 물리적 기술을 결합하면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첫 참가<YONHAP NO-2847>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처음으로 참가한 LG전자 부스의 모습. (사진=연합)


◇ LG, 창립 이래 최대 규모 M&A

주요 그룹 중에서도 LG그룹은 M&A에 상당히 소극적이었다. 그랬던 LG가 이번에 오스트리아에 소재한 차량용 헤드램프 제조회사 ZKW Group GmbH를 인수한다. 

LG와 LG전자는 지난 4월 이사회를 열고 ZKW의 지분 100%를 소유한 ZKW Holding GmbH를 인수하기로 했다. 자회사인 LG전자가 1조 108억여 원을 들여 지분 70%를 가져가고, 나머지는 지주사인 LG가 사들일 방침이다.

이번 ZKW 인수전에 들어가는 총 인수대금은 1조 4440억 원으로, 이는 LG그룹 창립 이래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에 해당한다. 1938년 설립된 ZKW는 헤드램프 등 차량용 조명 전문 생산업체로,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전장 사업을 차기 신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해온 LG그룹으로서는 이번 ZKW 인수가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미국 퀄컴과 전장부품 관련 기술개발 협업을 위한 공동연구소를 설립한데 이어 12월에는 고정밀 지도 관련 대표기업인 네덜란드 히어 테크놀로지스와 ‘차세대 커넥티드카 솔루션 공동개발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올 1월에는 네덜란드 NXP반도체와 독일 지능형 주행보조시스템 기업 헬라 아글라이아와 함께 카메라 기반 자동차 비전 시스템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분야는 LG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LG의 주요 계열사인 LG전자, LG이노텍, LG화학 등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차기 후계자로 지목된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앞으로 이 분야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현회장

▲지난해 5월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 회장.(사진=연합)


◇ CJ, 글로벌한 사세 확장

최근 CJ그룹은 동남아, 중국, 미국 시장의 주요 업체들을 인수하며 글로벌 M&A 전쟁을 시작했다. 한동안 별다른 투자 성과를 내지 못했던 CJ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복귀한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M&A에 돌입했다.

CJ그룹 M&A의 중심에는 CJ대한통운이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부터 중국과 인도, 베트남, 아랍에미리트 등 아시아 지역에서 현지 기업의 M&A를 활발히 벌여왔다. 지난 8일에는 미국 물류기업 DSC로지스틱스를 2314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식품 및 소비재 관련 물류 업체인 DSC로지스틱스는 미국 전역에서 5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5784억 원을 기록한 ‘알짜’ 회사로, CJ대한통운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미국 물류 시장의 주류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도 조만간 미국의 대형 식품업체 쉬완스컴퍼니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1952년 아이스크림 업체로 시작한 쉬완스컴퍼니는 현재 미국 전역에 400개 물류센터와 4500대 배송차량을 보유한 대형 유통업체다. CJ오쇼핑은 슬로베니아 기반의 멀티커머스업체 스튜디오 모데르나 (Studio Moderna)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1992년에 설립된 스튜디오 모데르나는 멀티 채널, 이커머스 회사로, 현재 동유럽과 러시아, 터키 등에서 사업을 확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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