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美언론 평가는? "첫발 뗐지만, CVID도 빠졌고…"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6.13 11:5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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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비핵화 구체적 스케줄 없고, CVID도 불포함.."
"북미 첫 정상회담서 김정은 한수 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



6·12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대체로 인색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미국 정부가 줄곧 강조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가 공동선언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실패했다’(fall flat)고 혹평하기도 했다.

다만 북미가 관계 개선의 첫발을 뗐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부여할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소 과장법이 섞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특유의 공언과는 달리, 애초 ‘비핵화 디테일’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 아니냐는 뉘앙스다.

오히려 공동합의문 내용보다는 북미정상회담의 상징적 의미 또는 북미 관계개선 함의 등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정작 북미 정상이 서명한 공동선언문에는 중요한 결과물이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핵심 결과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한미연합훈련중단"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의 폐쇄를 약속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도 주목할 부분으로 꼽았다. WSJ는 "아마도 가장 중요한 성과물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채널을 확보했다는 것"이라며 "양측이 호전적 설전을 하면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던 지난해 상황과는 뚜렷하게 대조된다"고 덧붙였다.

CNN방송과 CBS방송도 ‘군사연습’(war games), 즉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시돋친 설전을 주고받은 적이 있는 CNN 짐 아코스타 기자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아무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남한과의 군사훈련 중단은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중국이 먼저 요구했던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앤 애플바움 칼럼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은 각자 원하는 것을 얻었다. 하지만, 나머지 세계는 그렇진 않다"라고 썼다. 애플바움은 "김정은 위원장은 (국제사회에서의) ‘정당성’(vindication)이란 결과물을 얻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돌파구’(breakthrough)를 열어젖힌 듯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었다"고 평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은 며칠 전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훈계하듯 내려다보는 사진을 충분히 덮을 수 있었다고 WP는 풀이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회담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


뉴욕타임스(NYT)는 "북미 실무협상에서 합의점이 충분히 도출되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으로서는 거의 공통분모 없이 담판에 들어간 셈"이라고 전했다. 공동선언문의 CVID 명문화 여부, 북한 비핵화의 타임스케줄 등에서 접점이 마련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정상회담만으로 돌파구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는 실제 협상에서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 한 수 앞섰다는 관전평을 내놓았다.

다만 애초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세계 최대 핵 강국과 최고의 은둔 국가 간에 새로운 장을 여는 중대한 발걸음으로 평가했다.

보수성향 폭스뉴스는 "북한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일간 시카고 트리뷴은 "서로를 감싸는 미소와 악수는 트럼프와 김정은을 역사책 속으로 밀어넣었다"면서 "하지만 두 정상의 회동이 진정으로 역사적 이벤트가 되느냐 마느냐는 다음에 무엇을 내놓느냐에 달렸다"고 평했다.

MSNBC 진행자 레이철 메도는 "트럼프 대통령이 도움의 팔을 뻗어 김정은 위원장을 월드 커뮤니티로 데려왔다"면서 "트럼프에게 큰 계기가 됐지만, 김정은에게는 실로 엄청난 계기가 됐다"고 논평했다. MSNBC ‘모닝 조’ 호스트인 조 스카버러는 "두 정상의 악수는 실질적인 면에서는 부족함이 있었지만, 두 사람이 6개월 전에 서 있었던 지점과 비교하면 훨씬 낫다"면서 "걱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전쟁보다는 악수가 낫다"고 말했다.

인터넷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두 정상 사이에 오간 비핵화의 언어는 진부한 것이었다. 이번 만남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좀 더 나은 입지를 점했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어떤 합의도 핵전쟁보다 낫다는 것이 유일한 척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향후 후속회담에서 실질적 비핵화 내용이 도출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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