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8일(목)
에너지경제 포토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나유라 기자기자 기사모음




‘유령주식’ 삼성證, 최종 제재는 금융위 손으로...수위 낮아질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6.22 16:41

금융위 의결 거쳐 이르면 7월 삼성증권 최종 제재 확정
증권가 "전 직원 형사처벌 등 감안해 최종제재 낮아질 듯"
신한금투, "불확실성 해소" 삼성증권 목표주가 상향 조정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금융감독원이 삼성증권의 배당오류 사태와 관련해 지분증권 투자중개업 6개월 업무 정지 등의 조치를 내리면서 향후 금융위원회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그간의 사례로 미뤘을 때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와 정례회의 과정에서 삼성증권에 대한 징계 수위는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검찰이 고의로 잘못 배당된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삼성증권이 비교적 빠르게 사태를 수습하도록 노력한 점 등을 감안하면 금감원에서 발표한 처벌 수위가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다음달 4일 증선위...늦어도 8월 중 확정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6일 발생한 삼성증권의 배당오류 사태에 대한 최종 제재는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증선위와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거쳐 늦어도 8월 중에는 확정된다.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는 증선위가 열린 뒤 빠르면 7일 뒤에도 열릴 수 있지만, 현재 많은 사안이 계류된 만큼 구체적인 시기는 알 수 없다.

앞서 금감원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삼성증권 배당사고와 관련해 신규 투자자에 대한 지분증권 투자중개업 6개월 부분 영업정지 및 과태료 부과를 결정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직무정지를, 윤용암·김석 전 대표는 해임요구, 김남수 전 대표 직무대행은 직무정지 조치가 내려졌다. 아울러 삼성증권은 이번 제재로 향후 2년간 발행어음 등 신규사업이 금지된다.

이번 제재심 의결은 법적인 효력이 없다. 지분증권 투자중개업 6개월 부분 영업정지의 세부 사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도 나오지 않았다. 만일 해당 안건대로 제재가 확정되면 고객들은 6개월간 삼성증권에서 신규로 계좌개설을 해도 펀드나 ELS 등 파생상품만 거래할 수 있고, 주식매매는 금지된다. 당장 주식에 관심없는 투자자는 삼성증권 계좌로 펀드만 거래하다가 6개월 뒤 제재가 풀리면 주식을 사고 팔 수 있다. 아울러 삼성증권은 제재가 확정되면 향후 2년간 발행어음 등 신규사업이 금지된다.


◇증권가 "최종 징계 수위 낮아질 듯"

증권가에서는 최근 검찰이 잘못 배당된 주식인 줄 알면서도 주식을 매도해 시장에 혼란을 준 전 직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등 형사처벌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징계 수위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당국 입장에서는 삼성증권이 해당 사건 이후 비교적 빠르게 사후수습 활동을 개시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증권이 그간의 재발 방지 노력과 향후 대책 등에 대해 소명한다면 금융당국도 가급적 경영활동 피해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징계를 결정할 것이라는 의미다. 지난 2015년 7월에 발생한 하나금융투자 전산사고의 경우 책임 임원 2명에 대한 제재가 한 단계씩 감경됐다는 점도 이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그간의 사례를 보면 금융당국도 법원처럼 상급심으로 갈수록 징계 수위를 낮췄다"며 "만일 징계안을 낮추면 당국을 바라보는 여론이 안좋아질 수 있는 만큼 이점에 대해서도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에서도 고의와 미필적 고의, 과실에 대한 처벌이 다르다"며 "금감원이 직원들 형사고발했고, 삼성증권 역시 피해입은 투자자들에게 보상도 하는 등 자구책도 다 내놓은 마당에 해당 건이 그대로 확정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삼성증권의 배당오류 사태는 ‘위조지폐 발행’과 유사한 사례인 만큼 더욱 강하게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약 위조지폐를 발행하고 이를 시장에 유통시켰다면 그 당사자에게는 실형이 내려진다"며 "없는 주식 501만2000주가 시장에 유통됐고, 직원들이 매도하는 바람에 주가가 급락했는데 이걸 단순 사고라고 보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 "제재 불확실성 해소..목표주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증권에 대한 제재수위가 결정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 임희연 연구원은 "발행어음을 포함한 초대형 IB로서의 경쟁력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은 긍정적"이라며 목표주가를 3만8000원에서 4만2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이번 사태로 인한 ‘삼성’ 브랜드 가치 하락은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제재수위가 발표된 다음날인 22일 삼성증권 주가는 2.9% 하락한 3만4650원에 마감했다. KB증권 이남석 연구원은 "금감원 제재안이 최종 확정돼도 일부 영업정지에 의한 재무적 손실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발행어음 사업 인가 지연과 브랜드 가치 손상은 주가에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