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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의 눈] "밥그릇 싸움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11 16:12
이수일

▲산업부 이수일 기자


"유료방송합산규제는 KT와 케이블TV업계 간 밥그릇 싸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합산규제 자동 일몰 뒤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 말이다. 유료방송합산규제를 처음 논하던 과거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는 게 그 이유다.

KT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혈안이라면, 케이블TV업계의 경우 의견이 일치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케이블TV업계 일각에선 합산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부터 필요없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으니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치권이 합산규제 연장 법안을 잇달아 내놓은 뒤에는 양측의 밥그릇 싸움이 극에 달하고 있다. 정치권이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통해 세부 사항을 결정키로 하자 이해관계자들이 설득 작업에 나서고 있다.

양측의 주장은 간단하다. 케이블TV업계는 기존 안대로 3분의 1을 주장하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어선 안 된다는 것이 기본 논리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KT를 견제하기 위해 기존 안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KT는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49%를 주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과거 합산규제가 시행되기 전에도 49%를 주장해 왔던만큼 이번에도 동일한 논리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케이블TV업계의 판단에서다.

그러나 문제는 IP(인터넷)TV가 케이블TV를 넘어서며 유료방송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이용자들이 케이블TV 보다 콘텐츠, 화질 등이 앞선 IPTV를 선호하고 있다.

이동통신3사가 IPTV가 포함된 결합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며 유료방송시장의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끊임없는 투자로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케이블TV업계도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수긍하고 투자에 나섰지만 IPTV 수준까지 올라가기 위해선 쉽지 않다. M&A(인수합병) 이슈를 차치하고서라도 디지털 전환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시장 환경이 갈수록 케이블TV업계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미래 투자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 소비자가 IPTV 대신 케이블TV를 선택할 수 있는 이유부터 만드는 것이 순서다.

KT도 만만치 않다. 유료방송시장이라는 밥그릇을 KT 혼자 다 먹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할 때다.

이수일 기자 lsi@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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