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는 의학전문가들과 함께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특별기구 설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왼쪽부터)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 김창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김호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하은희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의학전문가들과 특단 조치 주문
[에너지경제신문 권세진 기자] 국내 의료 전문가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대책기구 수립을 주문하고 나섰다. 문재인정부가 미세먼지를 대폭 줄이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어 대책기구 마련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공동대표 김상헌·노동영·임옥상·최열·하은희)는 11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미세먼지, 특단의 대책을 세워주세요’를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환경재단 관계자는 "일반 시민의 청원에서 나아가 국내 최고 의료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를 갖추고 미세먼지가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하고 직접 대통령에게 특단의 조치를 청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환경재단 미세먼지센터 측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 당시 임기 대 미세먼지 배출량을 30%까지 줄이겠다고 공언하고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특별기구 설치를 공약했다"면서도 "현재 국무총리 직속 미세먼지대책위원회만 설치됐고 임기 내 30% 감축 달성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최열 공동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 강력한 의지를 갖고 행동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낭독했다. 그는 "2015년 초미세먼지로 조기사망한 국민이 1만1924명으로 집계됐고 미세먼지가 협심증, 뇌졸중, 기관지염, 천식 등을 유발하거나 심화시킨다"고 말했다. 또한 "노인성질환인 치매, 정신질환인 우울증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어린이나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최근 4년 동안 초미세먼지(PM2.5) 농도를 주요 도시 평균 31% 감소시킬 수 있었던 이유로 지난해 10월 생태문명 건설을 지도이념으로 천명하는 등 지도자의 강력한 시행의지를 들었다. 최 공동대표는 "미세먼지 의제를 국가 선행과제화 하고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특별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특별기구 설치를 요구하는 청원서에 이날 참석한 의학 전문가들의 서명을 받았다.
하은희 이화여대 의과대학 교수,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교수, 김창수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김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가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를 이날 각각 발표했다.
하은희 교수는 "임신 기간 중 미세먼지를 흡입하면 염증반응이나 혈류상 저산소증, 조기진통, 좋지 않은 임신결과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홍수종 교수는 미세먼지가 하기도염, 천식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4차선 도로에서 200m 이상 떨어진 곳에 사는 아이에 비해 50m 내에 사는 아이의 천식 발생율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김창수 교수는 공황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과질환은 미세먼지가 심할수록 입원율과 약물 처방률 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김호 교수는 2016년 미국에서 65세 노인을 관찰한 결과 치매,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의 질병이 미세먼지 노출에 장기적 영향을 받아 발병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홍윤철 교수는 미세먼지와 뇌졸중의 연관관계에 대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