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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비은행부문 '몸불리기'…KB-신한금융 '박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11 15:33
금융지주사

▲(위부터)KB금융그룹,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그룹, 농협금융지주, 우리은행 전경.(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지주 간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부문 성장이 실적의 관건이 되고 있다. 박빙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을 비롯해 하나금융그룹과 농협금융지주도 ‘비은행강화’를 내세우면서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섰다. 이들 지주사들은 아직 은행의 비중이 높은 만큼 비은행부문 성장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11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융지주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KB금융이 1조 9047억원, 신한지주는 1조 7505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하나금융은 1조 2974억원, 우리은행은 1조 1187억원을 각각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비은행부문을 누가 먼저 선점하는 지가 이같은 지주사들의 실적 경쟁에서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앞서 1분기에는 KB금융(9682억원)과 신한금융(8575억원), 하나금융(6712억원) 순으로 순이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비은행부문 순이익을 비교해보면 성적이 뒤바뀐다. KB국민은행이 690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하나은행 6319억원, 신한은행 6005억원의 순이다. 지주사 내 비은행부문 비중을 비교해보면 또 순위가 뒤바뀌는데, 신한금융이 30%로 가장 높고 이어 KB금융 29%, 하나금융 6%를 차지한다. 농협금융의 경우 1분기 순이익 3901억원 중 농협은행이 3176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비은행부문의 비중은 그룹의 19%를 차지했다.

주요은행의 순이익 격차가 좁혀지면서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부문에서 결판을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영업환경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간의 경계가 낮아지면서 계열사간 시너지를 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주사들은 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비은행 계열사가 고른 순익 비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주사들이 2분기 실적 중 비은행 부문에서 어떤 성적을 낼 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선두자리를 다투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비은행부문 비중을 30% 수준에서 더욱 확대하려 애쓰고 있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KB손해보험 등의 완전 편입에 성공한 뒤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진 만큼 비은행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M&A)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2020년을 목표로 비은행부문과 해외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 담긴 2020 스마트 프로젝트에 따라 자본시장 확대 등을 추진하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1분기 비은행부문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4% 증가했다.

하나금융과 농협금융은 아직 은행의 의존 비중이 높은 만큼 비은행 부문 강화가 숙제로 남아있다. 앞서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신년사에서 "올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지만 아직 하나은행이 하나금융에서 차지하는 비중(94%)에 비해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농협금융도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을 제외한 계열사들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지지 않은 만큼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앞서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도 지난 4월 취임식에서 "그룹 자원을 협업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며 비은행부문 강화 의지를 밝혔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강화 의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경영전략 회의 등을 거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진출 경쟁력도 확보하기 위해서는 비은행부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우리은행이 내년 지주사 전환을 하게 되면 지주사 간 경쟁이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주사들은 은행에서 눈을 돌려 비은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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