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중대 과제로 천명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소비자 민원건수 1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소비자 민원 뿐만 아니라 소송건수 기준으로도 상위권을 유지해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정책에서 첫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한국투자증권 올해 민원 78건으로 압도적
▲증권사 민원현황.(자료=금융투자협회) |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2분기 민원 건수는 총 35건으로 민원건수를 공시한 6개 증권사 가운데 1위에 올랐다. 1분기와 2분기를 합친 올해 총 민원건수 역시 78건으로 작년 하반기(50건)보다 28건 증가했다. 유형별로 보면 올 들어 주식, 선물·옵션 등 매매, 임의·일임매매 등 매매관련 민원이 총 37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타 민원이 26건으로 뒤를 이었다. 펀드, ELS, DLS 등 금융투자회사가 취급하는 상품 관련 민원은 6건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는 과거 투자 손실 및 최근 주가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관련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상반기 민원 건수는 대신증권(31건), DB금융투자(13건), KTB투자증권(8건), 교보증권(7건), 한화투자증권(4건) 등 다른 증권사에 비해서도 많은 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소송 부문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총 소송건수 34건으로 유안타증권(36건)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원고와 피고를 합친 소송가액은 1275억원으로 유안타증권(1조1890억원), 미래에셋대우(1900억원), NH투자증권(1874억원)의 뒤를 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차가 많으면 교통사고가 많듯이 영업을 잘하면 그만큼 민원도 많을 수 밖에 없다"며 "그러나 민원 건수가 줄어들지 않다는 건 소비자 보호에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 소비자보호실태평가 상대평가 전환시 위태
문제는 내년부터 금감원이 소비자 실태 평가를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전환하면서 민원건수 1위를 기록 중인 한국투자증권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금감원은 매년 민원건수, 소송건수, 영업지속가능성 등 10개 항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듬해 하반기 말 소비자보호 실태평가를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각 부문별로 절대등급만 부여하다보니 금융사들의 소비자 보호를 평가하는데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증권사가 스스로 소비자를 보호하도록 유도하다보니 스스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도 부족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년부터는 실태평가를 상대평가로 바꿔 하위권을 차지한 금융사에는 업무추가 금지 등 불이익을 준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측은 "소비자 보호를 중심으로 하는 경영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2015년부터 해당 제도를 도입했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의견이 많다"며 "이제는 금융사 자율 시정에 맡기기보다 당국이 직접 개입해서 소비자 보호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투자증권 측은 "올해 2분기 민원 건수는 1분기 대비 감소한 수치이고, 연도별 민원 건수도 줄어들고 있다"며 "금융분쟁 예방 및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민원사례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등 소비자보호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