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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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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서 공동체 중심으로 주거 패러다임 변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7.21 11:26

'주민 주도형' 협동조합형 아파트 '위스테이'

위스테이

▲위스테이 견본주택 문화공연(스윗소로우 콘서트) (사진=피알원)

[에너지경제신문 민경미 기자] 주거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개발 위주의 주거 공급 패러다임이 공동체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고, 구성원 스스로가 주도하는 참여형 공동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주거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 주택 가운데 아파트의 비중은 2016년 기준 60.1%에 달하며, 연립주택, 다세대주택까지 포함한 공동주택의 비중은 75%에 이른다. 하지만 같은 건물에 살면서도 이웃의 직업, 나이, 얼굴도 모른 채 살아간다.

또한 주거 불안에 시달리는 ‘전월세 난민’의 증가,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 탈출을 꿈꾸는 청년 세대 등 기존 주거 공급 구조의 한계는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가족해체에 따른 1인가구의 확산, 심화되는 저출산·고령화 현상 등 인구·사회구조의 변화에 맞춰 주거 공급 형태도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진다. 주택 수요자의 형편과 성향에 따라 양질의 주택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고,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주거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해외에서는 거주 비용 부담의 가중, 이웃 간 갈등 심화 등 주거 형태로 인해 야기되는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소할 목적으로 주거의 공공성 강화에 관심을 가져왔다. 독일은 1862년부터 국가가 공공 대지를 저렴한 비용으로 매각·임대하고, 비영리단체 사업자가 주택을 공급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1926년부터 협동조합에 의한 대규모 주거개발을 통해 중산층 및 노동자 계층에게 적정 가격의 주택을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주민들의 소통과 참여를 통해 연대와 협력, 나눔과 공유의 가치를 재생시키는 공동체 중심의 주거 공급 모델이 등장하며 주택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주거 형태이자, 소통 단절로 인한 이웃 갈등의 상징이기도 한 아파트는 최근 공동체 복원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다. 단순히 공용시설을 늘리는 등 공간의 재구성이 아닌, 입주민 간 교류를 확대하고 아파트 전반의 운영을 구성원 전체가 함께 이끌어나가는 방향으로 주거 문화의 구조적 틀 자체를 변화시키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아파트’를 실현해나가고 있다.

위스테이

▲위스테이 견본주택 전경 (사진=피알원)

◇‘주민 주도형’ 대규모 협동조합형 아파트 ‘위스테이’

국토교통부 시범사업으로 국내 최초 시도되는 ‘위스테이(WE STAY)’는 대규모 협동조합형 아파트로, 입주민 스스로 설립한 사회적협동조합이 아파트 운영에 참여하는 구조다. 협동조합을 통한 지분출자로 조합원(입주민)이 아파트의 공급자이자, 운영자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사회혁신기업 더함이 사업주관사로서 사업 전체를 주도하며, 건설사는 단순 도급형태로만 참여해 기존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보다 임대료 또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일반 아파트 대비 약 2.5배 면적의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고, 입주자들 스스로 커뮤니티 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주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다. 공유부엌, 어린이 책놀이터를 포함한 커뮤니티 까페, 취미생활을 함께 나누는 크리에이티브 까페, 다목적도서관, 헬스케어센터 등이 있다.

‘커뮤니티하우스 마실’로 이름 지어진 이 공간은 교류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사업지가 아닌 접근성이 뛰어난 서울 명동 한복판에 마련됐다.

현재 더함이 추진 중인 위스테이 사업은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 491세대와 경기도 고양시 지축지구 539세대 등 두 곳이다. 위스테이 별내의 경우, 지난 1일 서울 명동에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일반공급 48%와 특별공급 27%(신혼부부, 청년, 고령층 등 정책지원계층 및 재능기부자)에 해당하는 368세대의 2차 조합원 청약신청을 19일 마무리 지었다.

◇‘따로 또 같이’ 사는 공동체 주택, ‘소행주’

입주자들이 사생활은 보호받으면서 공용 공간을 통해 이웃과 협동생활을 하는 ‘코하우징(Co-Housing)’도 공동체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는 새로운 주거 대안으로 떠올랐다. 1970년대 덴마크에서 시작된 코하우징은 다수의 가구가 공용공간에서 공동체생활을 하는 협동주거 형태로,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이상적인 주거 모델로 평가받는다.

국내 대표적인 코하우징 주택 사례로는 ‘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소행주)’이 있다. 입주자들이 부지 매입부터 건축 설계까지의 과정에 직접 참여해 가족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집의 크기나 방의 구조 등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 놀이방, 손님방, 세탁실, 정원 등 다양한 공유 공간이 마련돼 있다.

소행주는 2011년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소행주 1호’에 이어 현재 서울 중랑구 신내동에 11호, 12호를 건축 중이다. 육아에 초점을 둔 ‘육아형 공동주택’으로 입주자가 직접 어린이집을 운영해 맞벌이의 육아부담을 줄이고, 안심보육이 가능해져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위스테이 사업주관사 더함 양동수 대표는 "위스테이가 제안하는 ‘공동체’는 개인의 삶을 모두 공개하고 헌신을 강요하는 것이 아닌, 합리적인 비용으로 안전하고 쾌적한 시설에서 오랫동안 편안하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느슨한 연대’를 지향한다"며 "기초적인 연대에서 출발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공동체가 함께 풀어 간다면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유대감과 사회적 안전망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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