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폭염속 골프 "앙돼요~"

배병만 기자 man@ekn.kr 2018.08.07 10:4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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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만 산업부장(국장)


지난 4일 오후 1시께 여주의 모 골프장에서 라운딩 하던 50대의 김모씨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구급대에 실려 인근병원에 옮겨졌다. 앞서 지난 1일 이천의 모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던 한 여성골퍼가 심한 어지럼증과 두통을 견디다 못하고 중도하차하기도 했다.

폭염이 지속되면서 한낮 ‘땡볕골프’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가 골프업계에서는 여기저기서 들린다. 일부 골프장은 한낮의 경우 예약율이 떨어지는 곳도 있지만 주말 수도권 골프장의 경우 여전히 포화상태여서 ‘폭염속 골프’의 열기가 후끈할 정도다. 주말에는 수도권의 경우 여전히 부킹이 인기를 끄는데다 혹서기에는 휴장을 하는 골프장도 있어 서울 근교 골프장에서는 여전이 만원사례(?)다. 사실 명문 골프장의 이미지 때문에 쉬쉬하는 경우도 있어 이번 폭염골프로 인한 사고는 어느 때보다 많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올여름 폭염은 결국 열혈골퍼가 아닌 골프장부터 손을 들게 했다. 일반적으로 폭우 또는 낙뢰 등의 기상악화로 인해 라운드 하기 어려운 경우에만 적용됐던 홀별 정산 시스템이 폭염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여주의 모 골프장은 35도가 넘을 경우 손님들이 너무 더워 라운딩 하기 어렵다고 할 경우 상황에 따라 홀별 정산을 적용하고 있다. 국내 골프장으로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며 세계적으로도 드문 경우다.

올 여름 기록적인 무더위는 선수들의 야외 스포츠마저 멈추게 할 정도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처음으로 최근 KBO(한국프로야구위원회)에 경기 취소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올해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있어 원래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월드컵도 이겨낸 KBO리그의 관중 흥행이 살인적인 폭염에 관중수가 구단별로 10∼30%대까지 떨어져 후반기 흥행 성적표마저 걱정할 상황이다. 올해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경우 8월 첫째주 한낮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4월부터 매주 촘촘히 일정이 짜여진 세계 3대 여자프로골프투어인 한국여자프로골프의 경우도 7월 마지막 주와 8월 초 2주 동안은 경기가 없다.

전문스포츠선수도 이런 상황이라서 전문가들은 ‘폭염속 골프’에 대해 기겁을 하며 말린다. 골프경력 40여년의 JTBC 골프의 임경빈 해설위원은 "이런 더위에서 골프 치다 사망사고가 일어난 경우도 있다"며 "사실상 야외골프를 하지 말아야 한다. 아침이나 밤에 부드럽게 연습하는 시간을 갖는 게 훨씬 실력향상에 좋다"라고 강조한다. 한국남자프로골프(KPGA)의 김용준 경기위원은 "열대야 때문에 밤에 생육하는 잔디들도 상태가 좋지 않아 제대로 된 실력향상에 도움이 안된다"라고 말한다. 18홀에 잔디 관리를 위해서는 하루 1800여톤의 물이 필요한데 요즘 같은 가뭄과 더위에는 결코 잔디상태가 좋을 리 없다.

하지만 어쩌랴. 이런 폭염속에 부킹된 타임에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만전의 준비와 건강관리가 최선일 수밖에 없다. 강희철 신촌세브란스 건강의학과 교수는 "역시 수분 보충과 과일섭취, 그리고 골프 후 충분한 휴식"을 강조한다. 70kg의 성인 한 사람이 18홀 라운딩할 때 보통 3000cc의 땀을 흘리니 최소 이 정도 이상의 물을 한번이 아닌 자주 마셔 보충할 필요가 있다. 라운드 중 졸리거나 무기력증, 구토, 두통 증상이 나타나면 열손상으로 인한 열사병 우려가 높으니 그때는 버디 퍼팅을 앞두고 있어도 퍼터를 놓아야 하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버디하고 쓰러질 일은 없지 않은가.

수분과 탄수화물이 풍부한 바나나는 이맘때 프로선수들도 가장 즐겨 먹는 과일이며 체내 피로물질인 젖산을 빠르게 분해시켜 피로회복에 좋은 매실음료, 그리고 비타민 C가 넉넉하고 갈증해소에 좋은 수박, 수분 함량이 높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자두 등이 추천된다. 아마골퍼들이 자주 찾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경우 평소보다 물의 양을 두배로 늘리는 것도 현명한 처사다.

하지만 ‘무리한 운동은 몸을 망가뜨릴 수 있고 적절한 운동과 휴식은 오히려 실력향상에 좋다’는 게 스포츠계의 정설이다. 그래야 좋은 계절 멋진 골프를 기약할 수 있지 않을까. 막바지 더위 며칠만 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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