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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 더 떨어질라" ELS 발행 ‘주춤’… 투자전략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8.07 16:03

7월 ELS

▲7월 한 달 간 ELS 기초자산별 발행 금액(자료=예탁결제원 세이브로)

[에너지경제신문=이아경 기자] ‘국민 재테크 상품’으로 불리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최근 잔뜩 몸을 움츠렸다. ELS는 기초자산인 지수가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정해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장에서 인기가 높지만, 미·중 무역전쟁으로 증시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ELS의 손실구간 진입(녹인, Knock-in)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단기적으로는 기초자산을 다양화하고, 중국 관련 지수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달 ELS 발행액은 총 4조4655억원으로 6월 대비 2조4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지난 5월에 비해선 3조7000억원이나 줄었다. 올 상반기 전체 ELS 발행액이 48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된다. 지난달 조기 상환도 1조7009억원으로 2조원 넘게 감소했으며, 조기상환 종목 수도 281개에 그쳤다. 6월 조기상황 종목 수는 1003개였다.

ELS발행액이 크게 감소한 이유는 홍콩항셍중국기업(HSCEI, 이하 H지수)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H지수는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국영 기업들 중 우량 기업들을 모아 만든 지수로, 변동성이 높아 수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면서 전체 기초자산의 70% 가량을 차지해 왔다.

다만 지난달 전체 발행액에서 H지수의 점유율은 65.5%를 기록하며 올 들어 가장 낮았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H지수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H지수는 지난 5월 1만2000포인트에서 현재 1만 포인트대로 하락했다. 발행액도 5월과 6월에는 각각 7조, 6조 원이었으나 지난달에는 3조3000억원에 그쳤다.

DB금융투자 설태현 연구원은 "H지수는 미국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부과 검토결과 발표가 예정돼 있고, 이익 추정치의 하향 움직임을 고려할 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HSI지수도 무역분쟁 우려가 아직 남아있고, 이익 전망치도 하락세를 보여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ELS 투자가 늘어날 여지는 여전히 높다고 분석된다. ELS의 발행금액은 감소했지만, ELS의 잔고는 늘어나고 있어서다. 7월 말 ELS와 주가연계파생결합상품(ELB)의 잔고는 전월 대비 2조원 이상 증가한 66조4701억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기초 자산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무역전쟁으로 불안감이 큰 H지수의 경우 녹인(원금손실구간)에 진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분산투자로 위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KB증권 이중호 연구원은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의 녹인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상당수의 ELS는 매우 안전한 지수대에서 발행됐고, 하방으로 24% 정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투자자들의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수익률을 조금 낮춰서라도 쏠림을 자제하고 다양한 기초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장에선 FTSE (영국), DAX (독일), CAC (프랑스), TWI (대만), ASX200(호주) 등의 지수 활용이 가능하다. 유로스톡스50과 H지수, S&P500, 코스피200 등 보단 변동성이 낮아 수익률은 낮겠지만, 기존 기초자산의 쏠림이 심한 만큼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해외지수의 상승폭이 크고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ELS 구조는 리자드형 ELS에서 저(低)녹인이나, 노녹인(No Knock-In·녹인 없음) ELS가 적합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노녹인 ELS는 손실구간이 발생하는 기초자산의 기준점인 방어선 밑으로 내려가도 만기 시 다시 그 위로 올라오면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리자드형 ELS는 도마뱀이 위험에 처하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간다는 개념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한 두 차례 조기 상환에 실패해도 다시 한 번 중도상환 기회를 줘 상환가능성을 높인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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