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View] 무역전쟁 에너지 분야로 확대…트럼프 미국산 LNG 무너뜨리나?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8.08 12: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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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몰랐던 트럼프…2년만에 트럼프 관세폭탄 LNG 업계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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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대선 후보 시절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는 천연가스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차이조차 구별하지 못했다. LNG의 의미조차 파악하지 못하던 트럼프가 2년만에 미국 LNG업계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에너지 분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 독립의 핵심으로 부상한 LNG는 중국과 인도 등 주요 국가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중요한 원천이다. LNG를 두고 관세전쟁이 벌어질 경우, 에너지 안보 면에서든 환경 면에서든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 中, 미국산 LNG에도 보복관세

7일 중국이 올겨울 에너지 수급에 대한 우려를 무릅쓰고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대상에 LNG를 포함시키면서 미국의 에너지산업에 직접 타격을 가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훨씬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자, 몸을 사리던 중국이 미국산 LNG와 원유를 포함해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대응한 것. 중국은 트럼프가 물러서지 않을 경우 미국 상품에 60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은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새로운 전선을 구축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산업 육성계획에 칼날을 들이밀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지속적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에너지 공급확대를 추진해왔으며 이를 위해 국내 원유와 LNG 생산확대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지만 LNG가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의 주된 타깃이 되면서 이런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해 미국은 LNG를 33억 달러 어치 수출했으며 내년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이미 주요 LNG 수출국으로, 셰니에르 에너지의 루이지애나 수출설비가 LNG를 11개 다른 국가에 공급하고 있다. 중국은 4000억 큐빅미터 규모의 세계 최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LNG업계 큰손인 동시에 세계 최대 석탄 시장이기도 하다. 

무역분쟁은 셈프라 에너지의 카메론 프로젝트, 텍사스 주 프리포트 LNG 설비, 도미니언 에너지의 코브 포인트와 서던 컴퍼니의 엘마 아일랜드 등 주요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계열 신문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사설에서 "미국의 부당한 요구를 고려할 때, 무역전쟁은 중국의 경제주권을 짓밟고 미국경제의 속국으로 만들려는 속셈"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글로버타임스는 "중국 시장의 거대한 규모를 고려할 때, 대형 프로젝트에 자원을 집중시킬 수 있는 체계적인 이점이 있는 만큼, 중국 인민들이 고난을 견디고 개혁개방 정책을 실천하는 끈기를 가진다면 무역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6000개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는데, 이는 전체 수입물량의 3분의 2에 해당한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의 조치가 미국이 2000억 달러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린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 트럼프발 관세폭탄, 美 LNG업계에 부메랑으로…

미 상공회의소, 전미소매협회, 정보기술협회(ITI) 등 45개 단체는 중국에 대한 관세정책에 반대입장을 표명하며 "관세는 특히 해롭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부과는 소비자 가격을 올리고 미국 내 일자리를 없애며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내릴 것"이라며 "‘혁신’을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중국의 무역정책을 매우 우려하고 있지만, 미국의 일방적인 관세부과는 동맹들로부터 미국만 고립시킨다"며 "이는 중국이 보복에 나섰을 때 중국 내 미국 기업의 입지를 이들이 대체하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미국 수출업자들이 남긴 공백을 메울 유럽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포드 대학의 에너지모델링포럼(EMF) 힐 헌팅턴 전무 이사는 앞서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천연가스 시장이 향후 10년 안에 현재 러시아가 주도권을 쥐고 있는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중동을 비롯해 미국산 LNG보다 훨씬 경쟁력 있는 국가들이 많다"고 경고했다. 

실제 2016년 2월부터 2018년 5월까지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은 미국 생산량의 14%에 달했으나 지난 6월에는 한 척의 수송선박이 중국에 도착했고 7월에는 그나마 한 척도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 들어 1-5월에는 17척의 LNG 수송선박이 중국에 들어왔다.

샤먼(廈門)대학의 에너지정책연구원 린보창 교수는 미국의 천연가스산업이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은 미국의 공급업체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미래 시장이라고 말했다.

미중 양국이 미국 알래스카에서 추진하는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도 차질이 예상된다. 양국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방중기간에 알래스카에서 LNG를 개발, 판매하는 430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회사측은 중국이 미국산 LNG에 관세부과를 발표한 3일 빨리 양국의 무역분쟁이 해결될 것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중국은 지난해 LNG 공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석탄보일러를 없애고 LNG를 주요 연료로 대체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 中, 미국산 LNG 비중 높지 않아…4%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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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중국의 LNG 수입선. 호주, 카타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미국, 기타. (단위=1백만 메트릭톤, 표=클리퍼 데이터/씨킹 알파)


중국 국제에너지안전연구센터의 황샤오융 주임은 미국산 LNG수입이 늘어난다면 국내 LNG공급이 안정될 수 있지만 의미를 과장할 필요는 없다면서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이 급증하고 있지만 의존도는 그렇게 높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해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미국산 LNG 수입은 지난해 67% 증가했지만 전체 중국의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하다. 카타르와 호주에서 수입하는 LNG가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중국은 이와 함께 러시아와 장기적인 LNG 공급문제를 협의중이다. 현재 중러 양국은 내년 완공을 목표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중이며 이 파이프라인은 연간 380억㎥의 천연가스를 수송할 수 있도록 설계돼있다.

중국에서 천연가스 소비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 중국의 천연가스 소비량은 2373억㎥로 이중 3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미국 LNG 생산업자들은 중국 시장을 노리고 있지만, 트럼프발(發) 관세폭탄은 막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 

무역전쟁과 그로 인한 관세는 미국과 중국 간 관계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포브스에서 글로벌 에너지 부문을 담당하는 켄 실버스타인 에디터는 "트럼프 정부는 당분간 속이 뻔히 보이는 공세를 이어가겠지만, 중국이 미국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의 지지층인 심장부를 공격할 것이기 때문에 트럼프는 굴복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만약 트럼프가 뒤로 물러서면 무역전쟁도 빠르게 식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버스타인 에디터는 "현재 미국 재계에는 ‘보다 합리적인 리더십이 국가 경제정책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관세 정책 영향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그 악영향을 복구하는 데 수년의 시간이 걸릴 수 있다. 특히 미국 LNG 업계의 피해는 상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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